▲ 정지성
문화사랑모임 대표

아버님께서 말씀하시던 부의 속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흔아홉(99) 섬 하는 자가 한(1) 섬 가진 자 것을 빼앗는다는 것이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어 처음 백만원만 하던 바램이 천만으로 억으로, 다시 10억대를 쌓아두고 싶어 한다. 그러나 물질적 욕망은 아무리 채워도 끊이 없고 갈증만 계속되기 마련이다. 이런 자본의 욕망 법칙이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을 덮쳐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권력 가진 자가 부자가 되려고 눈이 멀어 몇 십억을 빌렸다 하며 꿀꺽 삼키고, 명품쇼핑도 제공 받는다. 자신들의 벌이만으로도 보통사람들의 몇 곱절이나 보장 받은 생활을 할 수 있는데도 그들은 주변과 비교해 만족 못하고 99섬에 한 섬을 더 보태 백 섬을 채우려는 것이다. 한마디로 늑대, 승냥이 그자체인 것이다.

학자나 현인들은 인간의 세상의 진화한다고 말한다. 세상의 제도나 문물은 인간들의 지혜와 현명함에 고도로 발전한다고 하고 그 증거가 민주주의라고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모습을 목격하면서 결코 아니다 라는 생각이 닥친다. 정말 전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근대화 과정에서 매판자본에 의해 기회를 가진 자는 흥하고, 공정한 법칙에 따른 자는 별 볼일 없어지는 냉혈한 법칙을 학습했다. 누구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고 땅을 사고, 사다리에 먼저 올라타 뒤따라오는 자들에게 발차기를 해도 용납 되는 불공정하고 추악한 세상이 되어 버렸다.

가진 자들은 더 벌 수 있게 되고, 재벌들은 모든 것을 보장받고 자손만대로 모든 재화와 이익, 권한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있다. 정말 울화가 치밀고 이성적으로 용납이 안되는 판국이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자면 세상이 진화하고 제도 문물이 발전한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그러지 못한 자들은 낙오자가 된다. 세상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이 없어진다는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 공정하지 못하고 기회주의자들만이 승승장구 하는 세상에서 나를 잊고 쓴 소주와 삼겹살로 달래며, 자신을 위로하는 깨달음을 얻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의 한국인들은 이렇듯 천민자본주의와 욕망의 호랑이 등 위에 올라타 뛰어내리지 못하고 근사한 아파트, 멋진 승용차, 메이커 상표의 패션, 명품 쇼핑, 화려한 여행 바캉스를 갈구하느라 멍들어가고 있다. 끝없는 빚 살림에 옭아 매이어 시달림 당하고 있다. 국민 소득 1만, 2만 불을 돌아보아라. 엄청난 부자나라 인양하지만 그래봐야 한 달에 1~2백만원 번 돈으로 3식구 살림에 은행대출 이자, 자동차 할부금, 쇼핑 할부금, 아이들 학원비 등등등 다음 달 돌아 올 카드대금에 새가슴이 되어 전전긍긍하지 않는가. 이 압박에서 벗어나려면 월급도 높아져야하고, 내외가 맞벌이해야 하고, 부동산투자로, 주식투자로 왕창 한 몫 잡아야 하는데 자본의 검은 손은 개미들의 주머니를 털어가며 코스닥 지수가 오르고 대박이 터진다고만 선동해댄다. 주식으로, 부동산으로, 심지어 로또로 대박을 건졌다는 유언비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만 되뇌며 가슴으로 삭힐 뿐이다.

발전하고 선진화 되어 가는 대한민국을 보라. 어디 세상이 진화하고 제도와 문물이 발전하고 문명이 진보하고 있다고 믿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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