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상윤 건양대학교 병원관리학과 교수

많은 사람들이 지금처럼 경쟁이 치열한 때가 없었다고 말들을 한다. 매일 치러야 하는 경쟁으로 지쳐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미래에 가서 되돌아본다면 오히려 편안한 시점이었다고 회고할 것이다. 시간이 흐를 수록 경쟁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쟁은 마치 전선이 없는 전쟁처럼 변하고 있다. 때문에 조직 경영은 더욱 힘들어지고 기업들의 생존 여부 또한 불투명해지고 있다. eu를 비롯한 세계 각국과 신속하게 추진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은 그 어떤 조직이나 직업도 안정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하는 징후다. 따라서 모든 조직의 생존을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반짝하는 단기간의 승리만으로는 조직과 개인의 장기적인 발전과 성장을 보장받기 어렵다.

그렇다면, 앞으로 조직은 어떻게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인가? 우선 혁신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하고 분열할 수 있는 유전자를 가져야 하며, 쉬지 않고 자신을 개발할 수 있는 역동적 성향을 지녀야 한다. 이를 위해서 조직의 모든 리더들은 언제나 깨어 있으면서 구성원들이 늘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조직 내부에 역동성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게 됐다. 경쟁력 있는 조직들의 특징을 보면, 단기적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근로자들의 힘에 의존하는 것이다. 일단 선발한 근로자들을 믿고 그들의 창의력과 조직을 위한 헌신에 의존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을 믿지 못해 취하게 되는 억압적 경영은 단기적 성과는 낼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시대에 맞지 않는 원시적인 경영방식은 유능한 직원들을 떠나게 만들거나 심리적인 태업을 불러일으킴으로써 장기적으로 실패하도록 만든다.

어떤 상황에서도 조직을 발전시켜주는 힘이 지식근로자들로부터 나온다는 가정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글로벌 경쟁을 헤쳐 나가기 위한 새로운 역할이 리더들에게 부여되고 있다. 그것은 유능한 근로자들의 마음속에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와 힘을 불어넣는 것이다. 과거처럼 감독하고 과업지시를 해야 한다면 그 조직은 이미 게임에서 지고 있는 것이다. 감독이 없으면 정지하기 때문이다. 세계 첨단을 달리고 있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도요타, 노키아, 삼성, 현대차, lg 등과 같은 기업들은 과거처럼 자질구레하게 지시하지 않는다. 관리감독이라는 개념은 토론과 협력으로 바뀌었다. 이들 기업들의 생존방식은 확실히 과거와는 다르다. 권위주의의 상징인 정기 회의는 없어진지 오래다. 대신 조직 구성원이면 누구든지 필요한 사람들을 불러 모아 조직을 발전시킬 수 있는 회의와 토론을 할 수 있다. 또한 현장의 실패를 개선할 수 있는 교육훈련이 매일 자동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됐다. 자율만이 책임감과 협동심을 고취시켜 조직을 위해 헌신하게 만든다.

이와 같은 방식이 경쟁에서 승리하게 만드는 기반은 모든 근로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창의적으로 움직여주는데 있다. 이것이 혼돈의 시대 속에서 지속 가능한 조직이 되기 위한 새로운 근로계약 모델이다. 개인의 입장에서도 누가 시킨다고 해서 일을 해야 한다면, 그는 이미 조직에서 필요 없는 존재이다. 현명한 개인은 자기 스스로를 경쟁력 있는 인재로 재창조하고 있다. 때문에 21세기 기업의 리더들은 새로운 원칙을 수립하고 과거와는 다른 업무수행과정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야만 조직을 지속가능하도록 만들 수 있다. 변화를 외치면서도 과거와 같은 지시, 명령, 통제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변화의 시대 속에서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명심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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