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즐기는 방법

이 여름 이젠 정말 떠나야만 한다. 이번에 못가면 기약할 수 없다. 선인의 길을 따라 한시와 자연 속으로 가야한다. 그 길은 구곡의 길이다. 전통문화의 향기가 끝없이 풍기는 곳이다. 선인의 숨결이 생생히 들리는 곳이다. 구곡은 세파에 찌든 구곡간장을 시원하게 해주는 영약이다. 구곡시(九曲詩)는 인간 본연의 심금을 울려주는 명곡이다. 하늘과 키 재기하다가 멈춰버린 산, 푸른 옷 청초히 단장하고 맞을 준비 끝냈네. 태고의 신비 녹아 흐르는 포르란 계곡수, 바위돌 뛰어넘자 탱글탱글 백옥알 되누나. 님 그리다 고독에 지친 선녀, 그 마음 알고 찾아간 고상한 선비.녹수청산의 수려함을 노래로 선물했으니, 지금도 그 선비 옥녀의 영원한 님일레라.

"시냇물은 청룡이 되어 흘러가고, 사람은 푸른 절벽을 따라 다니네. 천년 전 무이(武夷)에서 있었던 일, 오늘날 이곳 화양동에 분명하구나."이시는 우암 송시열이 1686년 3월에 화양동의 '파곡(巴谷)'을 읊은 시를 번역한 것이다, 그후 화양구곡은 한국 구곡의 전범이 되어 많은 구곡을 설정하게 했다. 견문을 창의력으로 발휘한구곡설정자들은 지금 구곡문학의 주인공이 되어 명성을 누리고있다. 화양구곡의 한국 최고의 구곡이며 한국 제일이 문화산수이다.

이 여름 세상사 다 잊고 그냥 자연을 맘껏 즐기고 술도 마시자.술 한 잔에 자신의 미래와 한국의 미래를 세계의 미래를타마시면 그대는 선각자로 칭송받으리라. 질탕하게 놀다가 한번 쯤 선인의 길을 따라 자연을 즐기는 방법을 알면 선인이 되리라. 구곡의 길은 그것을 명쾌히 가르쳐준다. 문화의 세기에 동양의 2대 산수문화중의 하나인 '구곡문화'를 음미하면 이 여름 정신과 육체가 더욱 청아해지리라.

충북은 면적상으로 전국최다의 구곡과 구곡시가 남아있다. 23개 구곡에 '구곡시'가 총 74편이다. 최소한 충북에 설정돼있는 구곡의 명칭이라도 알아두자. 몰라서 혜택을 못 보는 것도 불행한 일이다.우선 '구곡문화특구'부터 보자. 달천강 중?상류 100여리 사이에 9개의 구곡이 설정돼있다. 괴산군에 고산구곡 ? 갈은구곡 ? 연하구곡 ? 쌍계구곡 ? 선유구곡 ? 화양구곡이 있다. 그리고 청원군에 서계구곡 ? 옥화구곡이 있으며, 보은군에 낙우당구곡이 있다.그 외의 구곡을 들어본다. 괴산군에 풍계구곡, 단양군에 삼선구곡과 운선구곡, 영동군에 청간정구곡과 신안구곡, 옥천군에 율원구곡, 제천시에 구곡리구곡과 구룡리구곡 그리고 용하구곡, 충주시에 명도구곡,청원군에 덕산구곡과 낙우당구곡, 청주시에 성남구곡이 있다. '충북의 구곡과 구곡시'나, 인터넷에 '구곡'이나 '구곡시'를 찾아보면 참고가 된다.

식견(識見)의 차이가 창의력의 차이다. 자신은 속세로 귀양 온 선녀라며, 사람들과 함께 인생을 숙연하게 살겠다는 어느 여인의 얘기다. 실수로 고급치마에 메니큐어를 쏟아 얼룩이 져 치마를 못 쓰게 됐다. 아까워하던 차 보석으로 장식한 치마를 보고, 직접 구슬을 달아 감쪽같이 얼룩자욱도 숨기고 '나만의 명품'을 만들었다고 신나했다. 이 여름 구곡문화의 길을 따라 가면 문화지수가 향상되고 옥녀를 만날 수 있는 신선이 되리라.

▲ 이상주 극동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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