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톨릭계 첫 공식반응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김희중 주교는 13일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리스도교의 일치운동은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0일 "가톨릭만이 유일하고 진정한 기독교 교회"라는 내용을 담은 교황청 문서의 공표를 승인함으로써 개신교 등 다른 기독교 종파들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천주교회가 공식 의견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을 맡고있는 김 주교는 이날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다른 그리스도교 공동체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가톨릭 교회가 자신의 신원의식으로 믿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문서가 개신교를 공동체로 표현한 것은 가톨릭 교회의 교회관의 한 내용을 재확인한 신학적 정의이고, 예수 그리스도가 2천년전 교회를 세웠을 때 오늘날처럼 분열된 모습이 아니었다는 믿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이 문서의 본래 의미는 그리스도교 일치를 양보나 타협으로 되는 피상적 화합이 아니라 `교회`의 핵심적 내용도 포함시키자는 가톨릭 교회의 좀 더 적극적인 의지로 이해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 주교는 "이번 문서는 1964년 발표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의헌장 8항에 대한 가톨릭 신학자들의 질문에 대답한 것이어서 새로운 어떠한 내용도 없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신학적인 대화는 신학자들에게 맡기고 나머지 분야의 교회일치운동은 이제까지 진행돼온 것처럼 서로의 차이점을 존중하면서 대화하고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문헌에 대한 오해로 일부 개신교 형제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을까 염려된다"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이 서로의가치를 존중하고 상호협력하고 있는 아름다운 관계가 결코 깨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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