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조성 위해 대비를

충북 오송 생명과학단지가 2005년부터 정부에서 추진해온 첨단의료복합단지로 대구 신서 혁신도시와 함께 선정되었다. 첨단의료복합단지는 5조 6천억원이 투입되며 생산 증가 82조 2천억원, 고용 창출 38만 2천 명에 이르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의료 관련 산업은 선진국들이 첨예하게 경쟁하고 있는 분야이며 국가 명운이 걸린 주요사업이 국가 바이오산업 단지인 지역에 유치된 것은 크게 환영할 일이다.

의료 관련 산업은 자연 자원 필요 없이 고급 인재에 의존하는 지식 기반의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고령화 시대와 세계 무역시장의 개방에 따라 전 세계 시장 규모가 9천조원으로 예측되는 유망분야이다. 2008년 국내 국민총생산액이 1천조원이고, 의료산업 규모가 85조원임을 고려할 때 우리 지역의 노력에 따라 그 규모는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을 제한된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한 곳을 지정하기로 했으나, 우리 나라 경제 규모와 일본, 미국과 같은 선진국 사례를 고려하고 단지 간 특화를 통한 발전을 고려하여 두 곳을 선정 했다고 한다. 단지 선정과정에서 대구는 의료기관 집적도, 부지 확보 용이성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오송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보건·의료 관련 국책기관의 입주 예정과 의약·바이오 관련 기업들의 활동, 교통망, 저렴한 토지 분양가 등의 강점이 있었다고 한다. 향후 충북 오송과 대구 신서 두 지역 간의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지금은 선정과정에서의 각종 의혹과 루머는 접어두고 11월에 추진될 정부의 기능 배분과 투자 예산 확보 등 세부 방안에 대비할 때이다.

대구시는 첨복단지 선정 발표 후 성공적 조성을 위해 추진단 23명을 구성하고, 세부 운영체제를 발표했다고 한다. 제한된 시간내에 대구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기 위해서는 오송의 장점인 수도권 인접와 교통의 요충지, 풍부한 바이오 관련 인프라 등을 홍보하여 보건·의료 관련 업계와 연구기관 등 민간 참여를 유도하고, 대구보다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을 위한 각종 행·재정 조례 제정 등이 시급하다. 오송생명과학단지가 미국의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나 싱가포르의 '투아스 바이오메디컬파크'나 '바이오폴리스'와 같은 의료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넓게는 국내외 보건의료뿐만 아니라 생명공학, 의료기기, 정보기술, 나노 등 관련 분문과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하고, 좁게는 강원도 원주의 의료기기 클러스터, 대전의 대덕연구개발특구 등 기존의 국내 의료 연구개발 인프라와 산업단지 간 공동연구 및 연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최근 첨복단지 발표 후 선정된 지역이나 탈락된 지역 구분 없이 줄기세포 연구로 유명한 분을 모셔서 자신의 자자체를 의료산업도시로 발전시킬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그 분은 재판과정 중에 있으며, 결과에 따라 4년 동안 외부와 접촉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인 만큼 오송에서는 불확실한 짝사랑보다는 충북지역 17개 대학의 우수한 연구인력과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건실한 바이오 기업을 적극 활용하고 성공의 파트너로 먼저 고려하길 바란다. 충북 지역의 보건·의료·한방 관련 대학과 의료 및 바이오 산업계는 첨단보건·의료·한방 관련 제품 및 기술 개발에 필요한 연구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며, 추진단에서는 지속적인 r&d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과제 발굴과 자금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기초연구 및 임상연구는 정부 차원의 전략적인 시스템을 마련하여 장기 연구 개발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이고, 민간기업도 기업 간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오송 첨복단지의 성공을 위해서는 국내 관련 단지 및 지자체와의 차별화와 함께 가장 한국적인 것 한국만의 유일한 제품이나 서비스 제공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우리의 전통의학을 양방과 접목한 양·한방 통합 의료 센터나 대체의학 등에서 찾을 수 있으며, 충북의 청정 자연 환경을 활용한 정주형 자연요법 치유센터 건립과 충북의 최대 강점인 첨단 바이오 산업과 연계한 제품 개발 등 실현 가능한 것부터 차근히 추진하는 것도 성공의 방법일 것이다.

오송생명과학단지가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지로 결정된 것은 환영하고 축하할 일이지만 유치과정에서의 문제점 해결과 정부의 세부 운영 결정에 대비하고, 향후 첨복단지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운영 주체의 구성이 시급하다. 오송이 대한민국의 보건·의료산업의 심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바이오·의료계뿐만 아니라 경제계, 학계, 산업계 등 충북의 모든 구성원의 관심과 열정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시기이다.

▲ 김도완
중원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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