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이 미치는 영향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청소년종합지원센터는 청소년과 그 부모들을 위해서 청소년 자원봉사, 청소년인권, 청소년 역량개발, 청소년과 그 부모의 심리상담 등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중에서 전문적인 심리상담 서비스가 필요한 청소년이나 그 부모를 보면 나이, 성별, 빈부, 학력과는 관련이 큰 것 같지 않다.

이렇게 현실에서 어려움으로 지속적인 심리 상담 및 치료를 받아야하는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일반적으로 '신경증'이라고 표현하는데, 생활환경과 관계없이 불안·우울·근심 또는 불유쾌한 느낌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신경증의 원인은 다양할 수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가정에서 부모들이 적절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즉, 무능하거나 폭력적인 아버지, 폭력적인 아버지로부터 자녀를 보호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어머니, 가족을 전체를 뒤흔드는 어머니 등 아버지는 아버지 역할을, 어머니는 어머니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그래서 청소년의 경우, 집에서나 학교에서 자주 이상한 행동을 한다면 그 원인을 가정에서의 부모 행동에서 찾아보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가정에서 부모가 서로 배우자에 대한 불만이 있는지, 어머니가 시부모와의 갈등은 없는지, 또는 아버지가 직장에서 상사와의 불만을 무의식적으로 자녀에게 발산하는지 등을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그렇다면 이러한 것은 자녀를 망가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가 자녀에게 주는 사랑도 구분이 돼야 한다.

예를 들어, 부모가 사랑을 쏟은 자녀가 비행이나 탈선을 하는 경우가 생기고 오히려 무관심했던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이런 경우 부모의 사랑은 자녀의 성장을 위하고 자녀들이 부모와 독립된 인격체가 되기를 원하는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부모 자신의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한 사랑이나 부모가 과거 이루지 못했던 갈망의 도구로 삼으려 한 경우가 많다. 즉, 겉으로는 자녀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본질적으로 부모자신의 욕구를 자녀를 통해서 대신 이루기 위해 강요한 사랑이기 때문이 나타나는 것이다.

어른들은 예나 지금이나 청소년을 '미래를 짊어질 나라의 일꾼'이라고 일컬어 왔으며, 그래서 청소년은 나라의 보배요, 미래의 희망이라는 주장해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이러한 이야기는 상투적인 수식어로 인식돼 오고 있는 것 같다.

이제 어른들이, 부모가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을 위해서 어떠한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해 한번 생각해 봐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 같다.

▲ 김동준
충북청소년상담지원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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