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포럼] 이상건 배재대 교수

내가 미국 유학시절 즐겨듣던 음악가운데는 돌리 파튼(dolly parten)의 것이 몇 개 있다. 70년대를 풍미했던 이 가수는 불행하게도 어릴적에는 자신의 곱슬머리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 탓으로 학교에 가기도 싫어하고 친구들과도 어울리기 싫어했다.

밖에서 뛰어놀다 들어와 거울만 보면 막 자고 일어난 모습처럼 머리가 엉망이었다. 친구들의 단정하고 길게 늘어뜨린 머리와 비교해 보면 속이 상했다. 그래서 항상 찰랑찰랑한 머리릿결을 갖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소원은 이뤄질 수도 없었다. 지금처럼 머리 만지는 기술이 발달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그녀를 위해 충고해 준 이가 있었다. "너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혼란스런 시간을 너의 재능을 발달시키는데 써보지 않겠니"라는 어머니의 충고였다.

말귀를 잘아들었던 탓이었을까 그녀는 자신을 사랑하는 일에 열중했다. 그리고 나중에는 고민할 필요도 없는 시간이 왔다. 이제 찰랑찰랑하던 머릿결을 선호하던 사람들이 곱슬머리로 쪽에 더 매력을 갖게되었다. 노래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앞다퉈 머리를 지저대느라고 난리가 날 지경이었다. 당연히 돌리 파튼은 미국의 미용실에 갈 필요가 없었다.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미국의 영화배우 실베스타 스텔론은 어릴적 약골이었다. 코만 길게 튀어나와 볼품이 없었고 심하게 말하면 항상 친구들에게 얻어맞아 퍼런 멍이 빠질 날이 없었다. 매일처럼 맞고 우는 일이 허다했다. 어느날 주위의 충고로 운동을 시작했다. 자신을 지키는 일에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 이는 그의 미래를 살찌우는 전기가 됐다. 그를 괴롭혔던 친구 누구도 그가 80년대 미국 영화계를 주름잡는 람보의 주인공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우람한 어깨와 부리부리한 눈, 한눈에 앞도당할 만큼 긴장시키는 분위기는 전에 그를 알고 지냈던 사람은 상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더구나 미국의 문화를 세계에 전파시키는 문화첨병의 첫 전사로 자리매김하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돌리 파튼은 과거에 그토록 바꾸고자 했던 모습이 이제는 서로가 앞 다퉈 그 모습을 닮으려고 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놀라움을 다가왔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이루지 못할 일들에 마음을 쏟고 낙심했던 가에 스스로 허망해 했을까.

반대로 어느날 영화관 화면에서 영웅적인 활약을 펼치던 주인공이 한참 지난 뒤 그 옛날의 친구였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친구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둘 다 특출한 재능으로 만인의 사랑을 받았던 사람이지만 젊은 시절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깨닫지 못해 많은 시간을 방황했던 사람이다.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좀더 일찍 이러한 일들을 깨달았더라면 하는 하고 반성하겠지만 스타에게도 아쉬움은 남는 법이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성형을 하고 자신의 모습을 바꾸는 일에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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