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 쿠처의 천산신비대협곡

▲ 사진 1 무초산을 넘어가며 펼쳐지는 풍경, 염수협곡· 자연풍화작용 풍광지대 사진 2 무초산 염수협곡 사진 3 사막의 낙타들 사진 4 쿠처강 주변 작은 초원지대 사진 5 기암괴석의 붉은 계곡 사진 6 천산신비대협곡의 모습 사진 7 천산신비대협곡의 기이한 모습
시바스고성을 나와 한족들이 서역으로 점점 밀려들어오고 있음을 알 수 있는 한족의 집단매장지를 바라보며 도로공사로 복잡한 언덕길을 오르고 있다. 언덕이 아닌 천산의 산줄기이다.
이군에게 산줄기의 이름을 알려 달라고 하니 현지 가이드에게 물어 무초산지대라고 대답을 한다. 말 그대로 풀이 거의 없는 산이라는 뜻이기도 하나 정확한 이름은 차르타그산(불모의 산)이라는 것을 후에 알게 된다. 실크로드 옛길이 기암괴석 사이로 이어지고 있는 주변풍경을 바라보며 모두 신기한 모습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국에 일부만 있어도 유명한 관광지가 될 것이라는 등 이런저런 이야기로 버스가 잠시 소란스러워진다. 기이한 형상의 협곡, 사람의 손으로는 만들어 볼 수 없는 자연의 바위조각품 전시장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이곳 천산지역의 무초산지대는 자연의 기묘한 모습을 다 모아 놓은 전시장 같아 혀를 내두르지만 한반도의 한민족이 살고 있는 금수강산 삼천리만은 못하다는 생각이다. 기이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지만 아름답다는 생각은 떨어진다.진정으로, 많은 나라의 산하를 보고난 후 알 수 있었던 것은 우리조상들이 한반도에 대한 표현을 왜 '삼천리 금수강산'이라고 하였는지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 땅 어느 곳이나 그리 높지는 않지만 때론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빼어난 산들이 펼쳐지고 그 사이로 맑고 깨끗한 물과 고목의 침엽수와 낙엽수가 적당히 어울려 있는 숲이며, 하얀 화강암들이 반듯한 모습으로 나무와 계곡수가 바위와 잘 어울리는 한반도의 자연 풍광이 훨씬 좋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나무와 바위와 물이 3박자를 이루며 잘 어울리고 있을 때 진정으로 살아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말하고 싶다. 청주를 조금만 벗어나도 볼 수 있는충북의 아름답고 깨끗한 산하와 이곳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을 정도로 자연환경과 풍광의 차이를 느껴 볼 수 있는 곳이다.
무초산의 기암괴석으로 형성된 협곡을 지나며 계곡 일부를 막아 물도 사용하고 자연경관을 살리면 더 좋아 보이겠다는 생각으로 괜한 욕심내어 작은 버스안을 시끄럽게 한다. 염수협곡은 현재 도로 공사로 복잡한 상태이지만 준공이 되면 쿠처와 천산신비대협곡, 키질석굴을 빠른 시간에 다녀 올 수 있을 것이다.
실제지형은 완만하게 보이는 언덕으로 물줄기의 흐름도 급한 곳이 없으나 기암괴석의 바위산 모습이 높아 보이는 탓으로 험난하게 보인다. 커다란 바위덩어리사이를 미로를 통과하는 게임이라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실크로드 옛길인 바위지대 험로를 탈출하다시피 빠져 나오니 메마른 사막지대가 다시 계속되고 있다. 고선지장군도 이곳을 통과 하였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 길을 나도 가본다는 옛 사람들과 교감을 하여본다. 하지만 많은 군사를 이끌고 말과 낙타를 타고 가던 그들과 자동차로 수월하게 지나는 우리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겠지 생각하는그 사이 누군가가 "노루다"라며 소리를 친다. 창밖을 보니 야생사슴 한 마리가 사막을 건너고 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짐승이 있을까 하였는데 뭔가가 살기는 사는가 보다. 다시 저 앞으로 한 무리의 낙타들이 사막의 낙타풀(지지초)을 뜯고 있다.
언제쯤 천산신비대협곡이 나올까 궁금한 마음으로 전방을 살펴보나 엉성한 사막의 모습들만 보이고, 약간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하여 사람들은 주변의 바위 모양을 보며 누에처럼 생겼느니 그 뒤로 작은 누에가 따라가고 있다는 등 잡다한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니 쿠처하의 한 물줄기를 만나고 이어 유럽풍의 건축물 같은 바위지대가 출현하여 차를 멈추어 세우고 사진기를 들이 댄다. 신기하기는 하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흉내를 내기도 어려운 자연이라는 초능력이 어떻게 저런 모습을 만들어 놓을 수 있을까. 아름답다는 생각보다 신기하다는 느낌이 든다.
쿠처강 건너에는 모래로 된 사암이 절벽을 이루며 길게 서있어 이곳이 많은 천불동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길을 따라 작지만 푸른 숲과 초원이 있고 녹색공간사이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물은 사람이 사는 현장에 없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도로공사현장이 마을과 멀리 있어 대부분의 인부들이 땅을 반쯤 파고 천막을 덮어 반지하식 임시숙소 현장에서 숙식을 하며 도로공사에 참여하고 있어 일하는 옷을 벗어버린 반나의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고 있다.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하여 실크로드의 옛길을 훼손시켜가며 도로를 확포장 하는 것이 더 좋은 일일까?
쿠처하를 따라가며 기암괴석의 협곡 모습은 계속되고 비포장 길을 허리가 아프도록 버스의 뒷좌석은 뛰고 덜컹거리며 뜨거운 햇살아래 느릿느릿 먼지를 날리며 달려간다.
스바시 고성을 떠나 약 3시간 후 천산신비대협곡에 도착을 하였다. 붉게 타오르는 모습을 하고 있는 붉은 사암으로 보이는 신비스럽기까지 한 기암괴석 지대에 들어서니 시원한 바람이 더 반가울 정도로 한낮의 무더위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협곡 안은 기형적으로 만들어진 바위 덩어리들이 기묘한 형상을 그리고 있어 많은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한다.
협곡입구에 조성한 나무들과 파란잔디밭이 붉은 색으로 나타나는 산줄기와 협곡지대가 서로 대비가 되며 묘한 모습으로 보인다. 시간이 된다면 이곳에서 하루를 머물며 일몰과 일출 사이로 보는 붉고 장엄할 것 같은 협곡의 모습들을 사진으로 담아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협곡 앞으로 흐르는 물줄기를 보며 쿠처강을 거슬러 오르면 어디가 나올까. 또 협곡의 작은 길을 계속 따라가면 무엇이 있을까 혹시 서유기에 나오는 머리가 커다란 괴물이라도 나올까 하는 궁금증이 되살아 나온다. 천산신비대협곡은 내게 저산을 넘고 물줄기를 따라가면 무엇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있었다.
천산신비대협곡은 위구르어로 케질리야(kezliya)라고 부르며 천산산맥의 남쪽에 있으며 바로 앞에 쿠처하가 흐르고 있다. 쿠처로 부터 약 60km정도 떨어져 있지만 도로공사로 3시간 이상 걸린 것 같다. 협곡은 해발 1600m 높이로 최고봉은 2048m라고 한다. 주 협곡의 길이는 약 3,7km, 가지협곡은 약 2km 정도 길이가 되는 붉은색의 산줄기 속에 있는 협곡의 모습을 하고 있다. 전체답사에 약 4시간 정도로 소요된다고 하나 우리는 약 1시간 30분에 걸쳐 간단히 살펴보고 급한 중식을 먹고는 바쁜 걸음으로 오던 길을 다시 돌아간다. 실크로드의 3대 석굴 키질석굴을 보기 위함이다. 중국인들이 중국의 4대 석굴로 자랑을 하고 있고, 천불동의 시작을 알리고 있는 키질석굴이 빨리 보고 싶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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