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국가정보원의 내부 태스크포스(tf)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친인척의 개인정보를 열람한 것과 관련해 tf팀 운영책임자로 알려진 이상업 전 국정원 제2차장 등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강재섭 대표는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이 17개 행정전산망에 연결해 국민의 사생활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관련 의혹의 당사자인) 이상업 전 국정원 제2차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국정원이 예전 중앙정보부 시절로 돌아가는 것인지 의구심도 갖게 한다"며 "2년 전에 김승규 전 국정원장이 도청문제에 있어 내부조사를 통해 샅샅이 공개하고 새출발하겠다고 했는데 당시 국정원 한편에선 또 이런 일을 하고 있었다니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특히 "국정원이 왜 야당 대권 후보의 뒤를 캐고 있느냐. 무슨 부패척결팀이 있었다고 하는데 왜 부패척결팀을 만들어야 하는지 우리가 알기로는 그런 팀이 없었다고 한다"면서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스스로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이와 관련,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정원장이 당장 사퇴하기 보다는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스스로 밝히라고 요구하고,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지켜보겠다"면서 "현 단계에서 국정조사를 생각 안하고 있다. 현 단계에선 일단 검찰의 강력한 수사를 촉구한 뒤 단계적으로 특검도 요구하고 국정조사도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어 이 전 시장 일가의 주민등록초본 부정발급에 박근혜 전 대표측 인사의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진상을 밝히는 게 먼저지만 만약 캠프 차원에서 공작적 일에 관여했다면 해당 캠프에 대해 강력한 경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검찰이 철저히 수사를 해야 한다"면서 "홍윤식씨가 캠프에서 어떤 직책으로 일하는지, 권모씨는 캠프에서 어느 정도 위치인지에 대해 우리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한 "후보들에게 과잉 충성하는 일부 인사들이 칼을 과도하게 우군을 향해 휘두르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 여하에 따라) 징계도 하고 제명도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국정원을 공식 항의방문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서울=어경선 기자/euh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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