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부, 사막의 황금과 호양나무

▲ 사진1 룬타이 시내거리에서 사진2 룬타이 거리의 노점식당 사진3 유전개발에 바쁜 타클라마칸 사막 사진4 유전개발 지역을 알리고 있는 도로안내판 사진5 호양림 보호구역 사진6 호양나무의 우람한 모습 사진7 사막화가 지속되고 있는 타클라마칸 사막
이른 아침, 다들 일어나자마자 서두르고 있다. 오늘은 타클라마칸 사막을 횡단하는 일정이라 사막을 건너가는 가운데 사막이 멋질까, 힘이 들까, 재미있을까, 지루할까 하는 생각들로 기대가 되는지 모두 들뜬 기분으로 부산하게 움직인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가는 기분인가보다.
타클라마칸사막을 건너가는 사막공로의 시작은 쿠처에서 우루무치 방향으로 가다 만나는 룬타이에서 남쪽으로 향한 사막지대 사이로 난 사막길을 따라간다. 룬타이는 룬타이와 민풍을 이어주는 520km의 사막공로가 시작되는 곳으로 최근 유전개발지역으로 부상하는 곳이다.
쿠처를 떠나오는데 잘 가라는 듯 빗방울이 간간이 떨어지며 축복을 하여 주는 것 같다. 룬타이의 시내 거리에서 잠시 볼일을 보고 간식을 준비하며 노점 식당가와 과일가게를 구경하는데 면을 삶아내고 빵을 굽는 구수한 냄새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국수를 말아 양념을 치는 모습을 보니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산초향 같은 특유의 향내가 진하게 코를 자극한다. 노점상을 하는 사람들과말은 안 통하나 손을 잡고 사진을 찍으며 함께 웃는 것은 좋다는 뜻일 것이다. 다정다감한 모습의 위구르인들에게 친근감이 간다.
성남시에 살고 있는 친구가 솥뚜껑만한 빵을 간식으로 사들고 오고 버스는 사막공로를 향하여 먼 길을 나서고 있다.
아침부터 앞좌석에서 볼멘소리가 오고 가더니 급기야 문제가 되고 있다. 긴 여정 무료한 시간 경쾌한 음악이나 들어가며 가자는 사람과 조용히 실크로드 풍경이나 감상하며 가자는 사람과의 의견충돌이 있어 묘한 분위기로 가고 있다. 실크로드를 함께 여행을 하며 취향이 다른 문제가 있어서인지 의견이 맞지 않아 소음이 일어나고 있다. 옛날 실크로드를 여행하던 나그네들도 간혹 언쟁과 다툼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이런 문제를 어떤 지혜를 빌려 해결하였을까.
요즘 같이 취향도 다르고 생각도 다른 이들이 모이며 나타나는 문제들은 모두가 자기중심으로 가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기적인 탓이 아닌가 싶다. 여행도 그저 보고 즐기는 일반여행과 찾아보고 살펴보고 느껴보는 형식의 답사여행은 차이가 있다. 실크로드 같은 코스는 답사여행 성격이 짙기 때문에 특히 서역남로 같은 여행길에서 일반여행객들은 쉽게 실망을 하기도 하고 힘들게 볼 것도 없는 이곳을 왜 오는지 한다. 이번 팀은 그래도 경험이 많은 여행자들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차안의 분위기가 썰렁하여진다.
소음을 가라앉히고 버스는 예정된 길을 간다. 엉성한 초원을 지나며 대지 위로 서리가 내린 것처럼 하얀 결정체들이 깔려 있어 석회석이냐 소금이냐를 따지며 화제를 몰아간다. 사막에 대한 기대감이 실려 있다.
사막으로 들어가는 도로 옆에 탑중유전이니 탑하유전이니 하며 유전개발을 알리는 안내판이 보이고 있다. 유전개발지역을 통과하며 느끼는 것 하나가 언제나 불모지로 남아있을 것 같은 이 땅에 커다란 축복이 내리니 유전과 가스개발이다. 석유와 천연가스의 매장량이 각각 30억 (중국의 30%), 5100억 ㎥(중국의 34%)에 달한다고 하며 중국정부에서 석유생산 증대 및 유전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사막에 쨍하고 해가 뜨고 있는 것이다.
사막의 황금 덕분에 중국은 1993년부터 98년까지 타림분지의 타클라마칸 사막을 횡단하는 포장도로를 건설하게 되는데 이곳의 석유와 천연가스를 개발하기 위해서이니 덕분에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고 실크로드를 돌아보기가 수월하다.
탑리목사막공로(塔里木沙漠公路=타클라마칸사막공로)라고 쓰여 있는 입간판이 보여 이제 사막이 시작되는가 싶으나 나무와 풀이 있는 엉성한 초원지대가 계속되고 있고, 타림강을 건너기전 큰 마을이 보이고 농지정리가 된 농경지가 넓게 조성되어 있다. 사막지대에 물이 흐르니 자연스럽게 마을이 형성되고 농사를 짓고 있는 것 같다.
이곳 사람들이'고르라크'라고 부르는 타클라마칸 사막의 호양나무숲을 공원으로 지정하여 보호를 하고 있고 호양나무가 사막을 지켜주는 수호신처럼 든든한 모습으로 서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가을이면 황금빛 단풍으로 물들어 멋진 사막의 풍경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호양나무는 버드나무의 일종으로 고목으로 자라며 살아 천년, 죽어 천년, 누워 천년을 간다고 하니 건조한 사막기후에 어울리는 나무인 것 같다. 소백산의 주목나무처럼 생명력이 무척 질긴 나무인가 보다. 호양나무가 노란색으로 물들어가는 가을철에 실크로드를 다시와 보고 싶다.
최근 실크로드 서역남로 민풍지역 유적지를 보여주는 영상에서 호양나무가 4000년이 넘도록 무덤을 지켜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사막이라는 건조기후가 수천 년의 세월을 견디며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는 생각이다.
중국정부에서 소백산 주목보호구역처럼 호양나무를 보호하는 호양림공원에서 잠시 나무를 살펴보며 단단하게 보이지 않는 나무가 생명력이 긴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을 하여본다.
호양림 공원의 안내판에는 호양나무 보호구역이 매우 넓고 타림강(탑하)의 물줄기도 크고 시원하게 보여 탑하를 건너며 큰 물줄기를 기대 하였으나 수량이 많지 않았다. 청주의 미호천 정도 크기로 보이며 물줄기가 생각보다 적다. 실크로드의 주요 물줄기인 타림강은 2000km가 넘는 중국의 내륙하천으로 천산산맥과 곤륜산맥의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물을 원천으로 하나 타클라마칸사막의 건조지역을 흐르고 있기 때문에 물이 말라 버리거나 물길이 바뀌는 일이 많다. 다만 사막에서 타림강의 물줄기를 따라가며 초지가 형성되고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그것도 농지정리를 하여 반듯한 농경지로 상당한 규모가 될 것 같다.
이곳의 사막에 얼마 전까지 산적들이 출현하여, 아니 사막이니 산적이 아닌 사적(沙賊)들이 지나가는 나그네를 위협하고 물품을 빼앗는 사건이 종종 있었다고 한다. 사막공로가 만들어져 그 혜택을 톡톡히 받으며 사막의 길을 간다.
초원을 지나고 사막화가 계속되면서 고사목으로 서있는 호양나무숲이 사라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지구의 이상 기후로 사막이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장을 만나 보는 것 같다. 자연보호, 환경보존의 중요함을 절실하게 보여주고 있으나 우리들은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을까.
사막의 모습을 보며 유전개발을 알리는 도로안내판이 부럽게 보이니 참, 사막에서 황금을 캐어내는 중국의 모습을 부러움 반, 시샘 반으로 바라보며 어서 빨리 우리도 기름이 나는 산유국이라는 꿈이 빨리 실현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모래언덕에 홍류나무와 호양나무가 듬성듬성 보이는 사막지대로 서서히 빨려 들어가고 있다.
본격적인 사막의 모습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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