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에 대한 대선후보 검증청문회에서는 박 전 대표가 청와대를 나온 뒤 81년부터 살았던 성북동 주택의 취득 경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전 대표가 84년 7월까지 거주했던 이 집은 당시 영남대 이사이던 신기수 경남기업 회장이 증여한 대지 400평, 건평 300평 규모의 고급주택으로,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전두환 전 대통령이 신 회장에게 증여를 지시했다는 의혹과 함께 경남기업의영남대 건물 신축공사 수주 관련 '리베이트' 의혹 등이 제기됐다.

박 전 대표는 이 같은 의혹들을 모두 부인했으나 명쾌한 해명이 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그는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신 회장이 주택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 "부모님 유품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지만 신당동 집이 좁아 꼼짝할 수 없었다"면서 "이런 사정을 보고 신기수 회장이 '아버님과의 인연으로 성북동에 집을 마련했고 유품을 보관할 장소가 있으니 이사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북동 주택을 무상 증여받았음에도 등기부등본에는 취득원인이 매매로 기재된 데 대해서는 "이사갈 때 등기하고 법적인 문제는 (신 회장이)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해서 믿고 맡겼기 때문에 어떻게 기록됐는지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증여세 납부 여부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다 세금 관계나 모든 걸 처리를 알아서한다고 해서 믿고 맡겼다"고 답해 등기부등본 '부실기재' 및 '탈세' 여부에 대해 여전히 의혹을 남겼다.

신 회장과의 개인적 관계에 대한 의문점도 제기됐다.

신 회장이 박 전 대표가 운영했던 구국봉사단과 영남대의 이사를 역임했고 일부월간지에 박 전 대표와의 약혼설까지 보도됐다는 점에서 특별한 친분관계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저하고 관계가 있는 게 아니고 아버님과 인연이 있는 분이었다"고 반박했다.

신 회장이 운영하던 경남기업이 80~83년 영남대 관련 공사를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수주한 것은 성북동 자택 무상 증여의 대가가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 박 전 대표는 "경쟁입찰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학교가 교비로 하는 일이었기때문에 제가 관여할 일이 아니고 공사수주 대가로 성북동 주택을 받았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박 전 대표는 또 83년까지 3년간 영남대 재단이사로 재직한 신 회장의 추천 여부에 대해 "내가 추천한 게 아니다"라며 "이사회에서 추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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