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난 수험생들의 준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이제 끝났다. 수능이라는 긴 여정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한 수험생 여러분 참 고생 많았다. 또한 요즘과 같은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수험생들을 뒷바라지 했던 부모님들의 심리적 부담은 그 어느 때보다도 컸을 것입니다. 부모님들께도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처음 수능을 치른 학생들은 '이제 수능이 끝났는데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막막해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또한 이전에 수능을 경험했던 학생들도 수능이 끝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그냥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이에 필자가 대학에서 막 입학한 신입생들을 상담하면서 수능이 끝난 수험생들이 이런 준비를 하였으면 하는 것들이 있어 알려주고 싶다.

우선, 수능이 끝나면 집에 와서 그동안 함께 고생하셨던 부모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여러 수험생들이 수능을 준비한다고 냈던 짜증을 말없이 다 받아주신 분들이 부모님이시고, tv를 켤 때도 잠을 잘 때도 항상 수험생들의 눈치를 보시던 분들이 바로 부모님이다. 여러분들의 지금은 부모님들이 계셨기에 가능한 것이다.

둘째, 시험을 치르고 채점하는 일은 그리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있다. 그렇지만 수능이 끝났으면 바로 가채점을 통해 정확한 내 점수를 파악해야 한다. 수능 성적은 대략 한 달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 동안 가채점 결과가 없으면 대학과 학과, 전공을 위한 아무런 준비도 결정도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논술을 준비하기 위해서 학원을 등록해야할지 말지도 모두 가채점 결과에 의해서 결정하게 된다. 또한 가채점은 빨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루다보면 실제 점수와의 차이가 클 수 있다. 몇 점의 차이에 따라 얼마나 많은 대학과 학과가 바뀌는 지는 뒤에 대학 진학 원서를 쓸 때 알게 된다.

셋째, 가채점이 끝나면 너무 아쉬워서 또는 너무 좋아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내 허탈함을 느낄 것이다. 그럼 정말 아무생각 없이 그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위해 푹 쉬는 것이 좋다. 수능 끝났다고 친구들과 술 먹는다고 돌아다니는 것은 자제를 해야 한다. 드물지 않게 학생들이 수능이 끝난 들뜬 마음을 절제하지 못하여, 싸움이나 사고 등을 일으켜 그 동안 고생한 것을 한꺼번에 날려 보내는 경우가 있다.

넷째, 어느 정도 푹 쉬었으면 입시학원이나 대학에서 주최하는 입시설명회 일정을 파악하고 가능한 2, 3개는 참석하는 것이 좋다. 이때 대략적인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이에 따른 입시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만약 자신의 가채점 성적을 볼 때 논술 공부가 필요할 것 같으면 논술학원을 알아보거나, 논술을 위해 주요 신문기사와 중요 논술 관련 책들을 찾아 읽어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목표로 하는 대학과 학과, 전공에 대한 정보가 맞는지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학생들이 막연히 주변사람이나 책 또는 인터넷에 나타난 정보만을 가지고 진학해 방황하는 경우를 보았다. 즉, 자신이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학과나 전공의 진로가 현실과 너무 다르기 때문에 입학 하자마자 한두 달이 지나면 많은 학생들이 재수나 편입, 전과 등을 준비한다. 따라서 가능하면 직접 목표로 하는 대학, 학과 등을 찾아가서 대학생 선배들을 만나 이야기하여 보는 것이 좋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단지 대학을 가는 하나의 과정이다. 수험생들이 대학생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개의 산을 더 넘어야 한다. 미리 자신의 점수를 가채점하여 한 달 가까운 시간을 미리 준비하는 사람과 나온 점수를 가지고 2주 만에 원서를 부랴부랴 쓰는 학생은 당연히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철저히 준비하고 계획하여 노력한 만큼의 좋은 결과를 성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한 번 수험생 여러분들의 새로운 출발에 힘찬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 김동준
충북청소년상담지원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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