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조명 사이로 전해주는 애절한 사랑 이야기에 객석에서는 숨을 고르며 극의 결말에 관심이 모아진다. 우아한 한복과 오케스트라에 필적하는 음악, 무대를 제압하는 배우들의 카리스마가 돋보인다. 객석에서는 뮤지컬인지 오페라인지 수근 거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다.

4 년간의 준비기간 끝에 2006년 유럽서 초연돼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은 뮤지컬 `프린세스 낙랑`(단장 김수범)의 객석 표정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각색한 뮤지컬 ‘프린세스낙랑’이 지난 22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용극장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극의 이야기는 첫 눈에 서로 반한 호동왕자와 낙랑공주는 왕비의 음모로 적이 오면 저절로 소리를 내는 자명고를 낙랑공주가 칼로 찢으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조국과 사랑 사이에서 사랑을 택한 둘의 죽음 앞에서 가슴이 찡하게 울린다.

30일간의 공연을 끝낸 프린세스 낙랑은 공연 내내 객석 점유율 80%를 유지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아왔다.

이 작품은 눈을 감고 음악만을 들어도 감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라는 것이 관객 대부분의 평이다. 음악에 대한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하지만 열정적인 배우들의 연기와 웅장한 음악을 지나치게 강조해 밋밋한 인물구도와 극적 요소가 약하는 평도 있다.

또한 뮤지컬의 중요 요소인 동적인 부분이 눈에 띄지 않는다. 극의 초반에 보여준 고구려 병사들이 춤을 추는 장면과 전투장면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정적인 움직임만 존재해 아쉬움이 남는다.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가 아니더라도 우아한 한복과 감동을 전해준 음악은 2시간 동안 즐긴 관객들의 아쉬움을 환호와 박수로 달랜다.

극의 연출을 맡은 김수범 단장은 “음악적인 요소를 강조하다보니 극적 요소가 약해 미숙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각색을 통해 완성도 높은 공연을 지방공연에서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프린세스낙랑은 서울 공연 이후 일본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며, 국내 10개 지방 도시에서도 공연을 계획 중이다.

/홍성헌기자 adhong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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