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도내 각 일간지에 게재된 청주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이 청주산단을 떠나고 싶다는 내용의 기사를 본 도민들이라면 눈이 휘둥그래졌을 것이다.

그동안 충북도가 유치한 기업들의 투자유치 규모가 11조7000억원을 넘어서고 있고, 청주에 오려는 기업이 많아 오창과 청주 일원에 산업단지를 새로 조성한다는 발표를 익히 듣고 있던 터였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유치를 통해 앞으로 도민소득 3만불시대를 만들어가겠다는 도백(道伯)의 약속을 굳게 믿고 있던 사람들이라면 무슨 소리냐고 화를 냈을 법 하다.

그러나 충북개발원구원의 실태조사 결과와 청주산단내 입주기업들이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일면 이해가 간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입주기업들은 고급인력 및 단순 노동력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이와함께 공장유지비용 과다와 지자체의 관심 부족, 오염 물질 처리 곤란 등을 들었다.

이를 개선하기위한 방법까지 제시했다.

전문화 단지로의 기능 강화, 산업 복합화, 인력정보 은행 구축, 산학연 네트워크 구축, 지자체의 자금 및 세제 지원 체제 강화 등이 있어야 한다며 충북도의 적극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좀더 들여다 보면 그동안 다른 곳에서 기업체를 유치해 오는데는 힘을 쏟았으면서도 정작 지역 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꾸준한 개선노력을 기울이는데는 소홀함이 있었던 점을 발견하게 된다.

지역 경제단체 대표나 언론의 지적을 간과한데서 오는 오류 때문이다.

또한 입주기업들이 지금도 불만스러워하는 점은 산업단지내 창고 등 물류시설 부족, 주차공간 및 은행 등 편의시설 등 기업과 기업 종사자들이 이용해야 하는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었다.

특히 산업단지내 물류시설 설치는 경제단체장 토론회나 포럼 등에서 틈만 나면 해달라고 지역 기업 대표들이 거론해 온 과제였다. 물론 일부 업체에 대한 특혜 논란 가능성과 정부 예산 지원, 그리고 부지확보 등 시간과 돈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그러나 올 정부예산 신청항목에는 어디 숨어있나 이러한 노력의 흔적이 눈에 띄지 않는다. 노력조자 하지 않는 것이다. 지자체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아직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것인지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산단내 일부 입주기업들이 왜 떠나고 싶어하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귀를 막고 있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또한 수출 ·수입 원자재 구입 등 무역 애로 해소, 경영 안정을 위한 판로 개척 분야에서도 지자체의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응답 기업 가운데 충북도로 부터 수출 수입과 관련해 무역 애로 요인을 해소한 경험은 한번도 없었다. 많은 지역 업체들이 도의 도움을 받아왔지만 응답기업 상당수는 자체 무역관련 부서를 통한 직접 업무나 수출대행업체, 중소기업청, 무역협회 등을 통한 애로 해소 방법을 찾았다는 분석이다.

눈여겨 볼 것은 기업들이 이러한 불편에도 불구하고 떠나고 싶지만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들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이유는 사업기반을 확보한 때문이었고, 원재료와 제품 수송의 교통여건이 좋아져서가 두번째를 차지했다. 그동안 이들 기업들은 국토의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여건을 활용해 사업을 키워왔고 앞으로도 이러한 잇점을 간과하지 못할 요인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오려는 기업이 도의 환경 조성 노력때문이 아니고 국토의 중간으로서 물류의 중심지여서 라는 이유가 크다면 충북도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모셔오려는 기업에 공을 들이는 것 만큼 남아 있는 기업들도 떠나고 싶지만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잘 헤아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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