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개봉 예정 공포영화 '므이' 주연

조안은 다양한 얼굴을 가졌다. 가정이 있는 남자 교수와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여대생(드라마 '첫사랑'), 신분 상승을 향한 야망으로 가득 찬 하녀(드라마 '토지'), 내성적인 성격으로 따돌림을 당하는 뚱보 여고생(영화 '여고괴담3-여우계단') 등 천차만별의 역할들이 그에게 주어졌다.



조안은 25일 개봉 예정인 공포영화 '므이'에서는 그가 나오지 않는 장면을 손에 꼽아야 할 정도로 극 전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가는 주인공 윤희 역을 맡았다. 이 영화에서 그는 베트남 곳곳을 종횡무진 누비며 호기심 어린 표정과 공포에 휩싸인 얼굴을 번갈아 보여준다.



조안의 얼굴은 예쁘긴 하지만 그만의 색다른 개성이 있다. 이것이 그에게는 큰 기회가 됐다. 얼굴 어디를 쳐다봐도 마냥 예쁘기만 한 배우였다면 다양한 배역들이 그의 차지가 되지는 못했을 것. 인터뷰 도중 다양한 이미지로 비치는 데 만족하느냐고 질문하자 조안은 "좋아요"라고 흔쾌히 답했다.



"제 얼굴이 하나의 캐릭터에 박힌 얼굴은 아닌 것 같아요. 아주 예쁜 것도 아니고, 청순하게 생긴 것도 아니고, 섹시한 것도 아니고, 착하게 생긴 것도 아니고… 더 예뻐질 수 있는 방법이야 물론 있겠지만 저는 이 모습 그대로 열심히 하려고 해요. 관객도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걸 더 좋게 봐주시던걸요."

인터뷰에서 자신의 성격이나 출연작, 촬영 중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신나게 설명하던 조안은 정작 18일 열렸던 '므이' 시사회 얘기를 꺼내기만 하면 고개를 푹 숙인 채 안절부절하지 못했다.



영화 포스터 위에 쓰인 배우 이름 중 조안이 가장 앞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영화에 대한 관객 반응에 민감할 법도 하다. 조안은 "당연히 긴장되고 걱정된다"며 "잘돼야 하는데…"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이번에 더 심하긴 하지만 실은 작품할 때마다 후회를 해요. 찍는 순간에는 분명히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나중에 완성된 영화를 보고 있으면 조금만 더 잘할 걸,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후회심이 어느새 생기는 거예요."

결국 이제 만 스물다섯 살의 나이 어린 배우지만 연기에 대한 욕심은 많다는 얘기다. 실제로 연기 활동에 대한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자 그의 표정은 금세 생생해진다.



'므이'는 베트남 현지에서만 2개월을 꼬박 채워 촬영을 했다. 조안은 가장 고생했던 장면으로 후반부 자신이 지켜보는 앞에서 혼령이 깨어나는 부분을 꼽았다.



"톱밥이 1t이나 사용됐어요. 한 컷 찍고 나면 스태프들 머리에 톱밥이 몇㎝씩 쌓이는 거예요. 그런데 막상 촬영이 끝난 뒤에 그 많던 톱밥이 별로 남아 있지 않더라고요. 혼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다 그걸 다 먹었나봐요."

조안은 베트남 촬영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잘 먹어서 튼튼해져야 촬영에 에너지를 쓰지'란 심정으로 억지로라도 음식을 먹어댔다"면서 "결국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는 '저 부분 찍을 때 컨디션이 더 좋았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이 들어 속상했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엉뚱하지만 자연스러운 면이 있다. 인터뷰에 사진 촬영을 곁들인다는 것을 알면서도 화장기 없는 얼굴로 나타난 이유를 묻자 "화장하는 거 원래 안 좋아한다"는 연예인답지 않은 대답이 돌아왔다.



"인터뷰할 때뿐만이 아니라 촬영할 때도 화장 잘 안 해요. 특히 배우들은 눈이 커 보이는 효과를 위해 눈 화장을 공들여 하는 편이지만 그것마저 안 했어요. 화장이 잘 어울리는 얼굴도 아닐 뿐더러 화장을 짙게 하면 개성이 없어진다는 느낌이 들어요."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 보고 싶은지 묻자 "중국 영화 '황후화'에서 궁리가 한 역할"이라며 "비극적 역사에 저항하면서도 휩쓸려 가는 그런 강렬한 역할을 해 보고 싶다"고 역시나 당차게 답했다.



조안은 '므이'의 개봉을 앞둔 한편 탁재훈과 함께 캐스팅된 '어린 왕자'를 촬영 중으로, 이번에는 다부진 성격의 아나운서 지망생 역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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