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반·용주·지지기둥·받침대·추 등 구성

현주일구(懸珠日晷)는 세종19년(1437)에 창제한 해시계 가운데 하나이다. 이 기기는 남북을 잇는 가는 줄을 지구의 자전축 방향과 일치하도록 추를 달아 팽팽하게 당기도록 설치하여 이 줄의 그림자를 둥근 시반(時盤)에 나타나게 하여 그 가리키는 눈금을 보고 하루의 시간을 측정하는 것이다. 그 구조는 시반, 용주, 지지기둥, 남북을 잇는 가는 줄, 받침대, 추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 현주일구

이러한 현주일구의 측정방법을 살펴보자!
먼저 현주일구의 구조 가운데 시반면을하늘의 적도면과 평행하게 놓는다.
남북을 잇는 가는 줄인 실은 시반면과 직각을 이루며 그 중앙을 지나도록 설치하는데, 이것은 곧 지구의 자전축과 평행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현주일구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하늘의 적도면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데,하늘의 적도란 지구의 적도면을 하늘로 확장시킨 면을 말한다. 그것은 남과 북, 천정을 있는 자오선이 닿는 남쪽 지평선으로부터(90 - 그 지방의 위도)°의 고도를 갖는다.


태양의 고도 또한 이해해야 하는데, 태양은 춘분과 추분 때 하늘의 적도를 따라 움직인다. 춘분을 지나면서 태양의 고도는 점점 높아지고 하지 때는 춘·추분 때보다 23.5°가 높게 되어 1년 중 가장 높은 고도에 이른다.
하지가 지나면 태양 고도는 점점 낮아지고 동지 때에는 하늘의 적도보다 23.5°낮게 되어 가장 낮은 고도가 된다.


현주일구의 시간 측정 원리는 실의 그림자가 시반면에 맺히게 되면 시반면에 새겨진 눈금을 읽어서 측정하게 된다.
하절기에는 앞면에 그림자가 맺히게 되어 앞면의 눈금을 이용하여 시간을 측정하고, 동절기에는 뒷면에 그림자가 맺히게 되어 뒷면으로 시간을 측정한다.


현주일구는 크기가 어른 손바닥만한 휴대용 해시계이며, 왕이나 왕비가 거동 할 때 금루관(禁漏官)들이 휴대하고 배종하면서 시간을 알려주는데 사용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세종 19년에 함길, 평안도 도절제사영과 경원, 회령, 종성 등에 현주일구를 하사했다는 기록이 있어, 군사용으로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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