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벌어진 데 웬 솔뿌리 걱정
솔뿌리는 그릇 터진 데다 쓰기 때문에 마당 터진 데는 쓸 수 없다는 뜻으로, 용도를 잘못 알거나 가당치 않은 방법으로 모면하려 한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바늘 가진 사람이 도끼 가진 사람 이긴다
괜한 허풍을 떠는 사람보다, 힘이 작더라도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가 낫다는 말. 『"대신 우리도 영악해졌다." "영악해지믄 머하노 아무리 뛰어도 그놈들이 먼지 와 있는데." "우리는 바늘 가진 사램이고 그놈들은 도끼를 가졌다. 바늘 가진 놈을 도끼 가진 놈이 못 당한다는 속담이 있제."』 (박경리의 토지)

사내가 계집 말을 들어도 패가하고, 안 들어도 망신한다
사내는 아내의 말을 냉철하게 판단하여 들을 것은 듣고, 말것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남 말도 들을 건 들어얘지." "자고로 사내새끼가 기집 말 들어도 패가하고, 안들어도 망신한다던가?" 패가한들 이에서 더 줄일 게 어디에 있고 망신한들 쭈그러진 낯바대기에 똥칠하자고 덤빌 놈이 있을 성싶냐다.』
(백우암의 366일)

아내는 장님이라야 하고, 남편은 귀머거리라야 한다
아내는 남편이 하는 일을 보고도 못 본 체 해야 하고, 남편은 아내의 말을 듣고도 못 들은 체 해야 원만한 생활을 하게 된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자 눈도 모르고 조복 마른다
조복(朝服)이란 관원이 조정에 나가 하례할 때 입던 예복. 아주 기본적인 능력도 없으면서 큰 일을 하려 한다는 뜻으로 이르는 말. 『(여) : "자 눈도 모르고 조복 마른다고, 이 일에 능통하지도 않으면서 왜 하려고 하시죠?" (남) : "大家가 따로 있소? 능숙하지 못해도 하다 보면 전문가가 되는 거지."』
(이인섭 외 우리말 고운말)


정종진 ㆍ 청주대교수 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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