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희망은 당연 건강

내일이 지나면 경인년(2010년) 새해를 맞는다. 눈을 감고 되새겨보면 기축년은 정말로 다사다난 했던 한 해 였다.온 세상을 놀라게 만들었던 노무현 전대통령 자살건을 비롯해 미네르바사건, 김일병 사건, 조두순(57)에의한 나영이 사건, 아직도 진행형으로 충청지역 최대 이슈인 세종시 수정안 문제 등....헤아릴 수 없는 사건사건이 줄을 이은 다소 침울한 한 해였다.

새해 희망은 당연 건강

우리 모두는 12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1월 첫날을 맞으면서 새해에 필요하고 걸맞는 새 계획을 각자 마음속 깊이 곱새기게 된다. 아마도 그 중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꼽는다면 당연 자신과 가족들의 건강이 아닐까 싶다. 얼마전 한 일간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민들의 새해 최우선 희망으로 "본인과 가족의 건강"을 꼽은 것으로 집계 됐다.새해에는 담배를 끊고, 술도 끊거나 덜 마시고, 대신 운동을 열심히, 가정에 충실 하겠다는 등의 결심 한다. 경제가 어렵고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며, 생태 환경 등이 나빠지더라도 나와 내 가족만은 건강해 지고 싶고 또 그럴 수 있다고 대부분 믿는다. 그러나 이는 단지 희망일 뿐 이다. 우리 개별 건강은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물리적 환경 등과 독립적인 관계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개별적 건강도 사회적인 통합 관점으로 내다봐야 한다는 얘기다. 예를들어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비율을 살펴보면 전문직이나 사무직 종사자들 보다 육체노동 종사자와 빈곤층이 훨씬 높다는 통계가 이를 대변해 주고 있다. 담배가 건강에 나쁘다는 사실을 이들이 모르기 때문은 절대 아니다. 사업장이나 고난의 일상생활이 그들에게 담배를 피우도록 내모는 것이다. 이는 학문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그런데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무지하고 본인이 나약하기 때문으로만 치부되고 있어 안타깝다.

결국 중산층이 몰락하고 빈곤층이 늘어나며, 소외계층이 증가하는 사회속에서는 주민들이 건강해지는데 제약이 많다는 얘기다. 소득불평등 실업 빈곤 등 근본적인 사회경제적 문제들과 건강과의 관련성은 이미 수많은 연구논문 등을 통해 밝혀진바 있지 않은가.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소득불평등 실업 빈곤 등의 문제를 일정하게 나마 해결함으로써 국민들이 보다 건강해지도록 하는 노력을 거의 기울이지 않은채 그냥 담배.술을 끊고 적절히 운동과 영양섭취 하라는 일방적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치료보다는 예방이 우선돼야

각계 전문가들은 새해(경인년)가 올해 보다 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우리 의지와는 무관하게 전 세계적 경제불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이유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외부적 충격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해야 할 사회안전망이 너무 빈약한데 기인하고 있다.일반 행정정책 목적이 모두 건강에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다만 국민건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각 사회계층 간 건강불평등을 줄여나가는정책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것이 진정으로 서민층을 섬기고 국민 전체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길이기 때문이다.

'사회가 건강해야 서민층을 비롯한 국민 전체가 건강해 질수 있다'는 사실을 국가정책을 입안하고 기획하는 관료들과 최일선 행정기관 공무원들까지 다시한번 되새기길 이년(己丑年 )을 보내고 새년(庚寅年)을 맞는 길목에서 강력히 촉구해 본다.

▲ 김영대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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