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원대 컴퓨터교육과 교수

2009년 기축년이 저물고 2010년 경인년의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언제나 그랬듯이 저마다 새해에 걸맞는 새로운 계획들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마음을 다지는 것이 상례인 것 같다.
그러나 계획은 공들여 세우나 실천이 뒤따르지 못해 연말이면 항상 실천하지 못한 계획들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 남게 되는 것 같다. 아마 "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사자성어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싶다.
매년 계획은 공들여 세워놓고 실천을 하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 이유는 두 가지인 것 같다. 하나는 자신의 의지가 부족해서 어떤 계획도 실천할 수 있는 끈기가 없어서 계획을 실천하지 못하거나, 하나는 공들여 계획을 세우다보니 지나치게 목표를 높게 잡아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사자성어가 나온 것 같다. 이는 논어의 위정편에 나오는 공자의 말씀으로 "온고이지신 가이위사의(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에서 유래한 말로 "옛 것을 익히고 그것으로 미루어 새 것을 안다"라는 뜻이다.
우리가 새로운 계획을 세울 때면 반드시 염두해 두어야 할 고사성어중 하나가 바로 이 "온고지신(溫故知新)"인 것 같다. 특히 "백년대계(百年大計)"라는 교육계획에 있어서는 그 의미가 더욱 절실한 것 같다.
교육은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고,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그 나라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가늠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한 나라의 교육에 대한 계획을 세울 때는 지난 과거를 돌이켜 보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마땅하다.
지난해 12월 22일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은 한국연구재단에서 "2010년 교육분야 주요 업무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전국 초ㆍ중등학교로 전면 확대하고 국립대학 교수의 총액인건비제 및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여 교사와 교수 사회를 경쟁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이어 12월 30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차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외국어고등학교 입시에서 영어 과목에 대한 내신만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의 가장 큰 기조는 "자율과 경쟁"이다. 지난 수 십 년간 이어져 온 평등교육의 틀을 깨고 과감히 교육을 경쟁체제로 전환하여 세계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명품교육을 만들겠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지난 2009년 한 해를 돌이켜보고 2010년에 시행될 주요 교육 계획을 살펴보면 경쟁체제를 위한 또 다른 규제들이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 같아 쉽게 수긍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경쟁체제라 하면 당연히 기존의 규제들을 모두 철폐하여 약육강식의 법칙이 적용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이러닉하게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표한 최근의 교육정책들은 자율과 경쟁이라는 당초의 이념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 같아 불안한 감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자율을 기조로 하고 있는 핀란드 교육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핀란드는 교육청과 학교 그리고 교사에게 철저하게 자율권을 부여하고 집단보다는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알맞은 명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핀란드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명품교육은 지나친 경쟁과 규제된 틀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특성이 반영된 다양함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제 우리 교육도 집단이 아닌 개개인의 다양성이 반영될 수 있는 자율화를 어떻게 만들어 가고, 또 그 속에서 명품교육을 만들 수 있는 교육정책은 무엇이지 고심해 볼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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