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의 전함 이지스 함

중국의 해군전략 증강세가 심상치 않다. 이대로라면 동북아 힘의 불균형은 물론 조만간 세계 해군력의 재편까지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 근해, 서태평양, 말라카 해협과 인도양을 포괄하는 적어도 3개의 함대 건설을 목표로 항공모함, 핵잠수함을 중심으로 해군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일본과 우리나라, 대만과의 영유권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 해군력 증강의 가장 큰 이유라는 분석이다.



◇ 이지스란

이지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왕인 제우스가 딸인 아테네에게 준 방패인 `아이기스(aegis)`에서 유래됐다.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만들어 준 아이기스는 위력이 대단해 벼락을 맞아도 부서지지 않으며 방패를 흔들면 무시무시한 폭풍이 일어난다는 강력한 것이었다. 이 방패의 특성처럼 이지스함은 강력한 방어력과 공격력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현존하는 최강의 전함이라 불리운다.

이지스함을 격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게 정설이다.

기존 전함들이 하나의 레이더를 360도 회전시켜 목표물을 탐지했다면 이지스함은 `3차원 위상배열 레이더(phased-array radar)`인 `스파이(spy-1)`라는 최첨단 레이더가 동서남북으로 각각 배치 되어 있어 모든 방향의 목표물을 탐색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500km 이내의 목표물에 대한 정보수집도 가능하다.

또한 이지스함에는 슈퍼 컴퓨터가 탑재되어 있어 레이더가 획득한 정보를 기반으로 최대 200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추적하고 24개의 표적을 동시에 요격할 수 있다.

이지스함의 무장은 외형상 볼 때 전함의 앞 뒤에 미사일 요격 기관포 각각 하나씩만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화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지스함이 보유한 화력의 대부분은 미사일이며, 상판 하부 수직 발사대를 통해 발사된다.

이지스함은 이 수직발사대를 통해 1초에 한발씩 분당 약 122기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적이 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2 스탠다드(standard)`미사일과 함정을 공격할 수 있는 대함 미사일, 잠수함을 공격할 수 있는 대잠 미사일 그리고 지상 공격을 위한 장거리 순항 미사일등 상황에 맞게 다양한 미사일을 발사 할 수 있다.

이런 레이더와 무장을 통해 이지스함은 `전방위 방어(모든 방향에서의 방어)`와 `전방위 공격(모든 방향으로의 공격)`이 가능한 바다 위의 거대한 요새라고 할 수 있다.



◇ 거북선 뒤를 이은 세종대왕함

일본은 이미 6척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은 2척을 건조중이다.

특히 일본은 아타고급 이지스함 2척을 추가 건조해 8척까지 이지스함을 늘린다는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은 4개의 호위대군에 각각 2척의 이지스함을 1조로 편성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세종대왕함은 중국과 일본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항카드로 지난 2004년 9월 건조에 들어가 올 5월 25일 진수했다.

세종대왕함이 진수됨에 따라 우리나라는 미국·일본·스페인·노르웨이에 이어 5번째 이지스함 보유국이 됐다.

98년 북한의 대포동1호 발사 실험에서 우리나라보다 먼저 일본의 이지스함이 미사일의 발사위치와 그 낙하지점까지 정확하게 계산을 해 그 위력을 증명한바 있다.

당시 우리나라는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미사일 발사에 관한 모든 정보를 의존해야만 하는 설움을 톡톡히 겪은 바 있다.

세종대왕함은 360도 전방위를 감시하는 스파이-1d 이지스 레이더와 각종 미사일, 기관포로 3중 방공망을 구축하고 있다. 최대 1000㎞ 떨어져 있는 항공기나 미사일을 찾아낼 수 있고, 900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주요제원으로는 길이 165m, 너비 21.4m, 배수량 7650t(만재시 1만t), 최대 항속거리 약 9900㎞, 최대 탐지 및 추적거리 1054㎞, 탄도미사일 추적거리 925㎞, 승무원 300여 명이다.

세종대왕함이 진수되면서 세계적인 관심이 보아진 데에는 세종대왕함이 기존의 이지스함을 뛰어넘는 세계최고 수준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종대왕함은 일본이 보유한 이지스함과 중국이 건조중인 이지스함보다 규모와 전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종대왕함은 미국의 주력 이지스함인 알레이버크 급 구축함보다 10%나 크고, 일본의 최신형 아타고 급보다 조금 더 크다. 성능도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을 제외하고는 가장 뛰어나다.

스페인이나 노르웨이가 보유하고 있는 이지스함은 세종대왕함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알레이버크 급이나 아타고 급의 수직발사기(vls:vertical launching system)는 96개인 데 비해 세종대왕함은 이보다 32개 많은 128개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는 함대지(艦對地) 크루즈 미사일 `천룡(天龍)` 32발과 대잠(對潛) 미사일 `홍상어` 16발 등 국내에서 개발한 한국형 수직발사기 48개가 포함된다.

세종대왕함의 최대 장점은 이지스 레이더와 각종 미사일, 기관포로 강력한 3중 방공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미국 록히드 마틴에서 만든 스파이-1d 이지스 레이더는 사면에 고정되어 전방위 360도를 감시한다.

이 레이더는 탄도 미사일 추적 요격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최대 1000㎞ 떨어져 있는 항공기 약 900개를 동시에 찾아내고 추적할 수 있다. 레이더가 찾아낸 목표물은 sm-2 블록ⅲ 함대공 미사일이 최대 170㎞ 밖에서 1단계로 요격하고, 이를 통과한 적 항공기나 순항 미사일은 램(ram) 미사일이 2단계로 요격한다. 3중 방공망의 마지막 수문장 격인 기관포 `골키퍼`는 1분당 4200발의 기관포탄을 목포물에 퍼부어 파괴한다.

16세기 이미 이지스함과 비슷한 전방위 방어와 공격이 가능한 세계 최강의 전함인 거북선을 건조했던 나라가 우리나라다.

해군은 적어도 삼면을 커버할 수 있도록 추가로 2개의 이지스함을 보유해 충무공의 뒤를 잇는다는 계획이다.



/대전=조명휘 기자 joemedia@

<자료협조 : 한국과학기술 정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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