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대덕연구개발특구, 이대로는 안된다 (2)

국가 유일의 연구개발특구인 대덕특구가 앞으로도 독점적인 지위와 위상을 고수할 수 있을런지는 미지수다.

대덕특구 출범당시에도 타 지자체의 견제가 심하기도 했었지만 최근에는 광주와 포항 등 상당수 지자체가 연구개발 특구 지정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이는 역으로 30년간 연구단지로 국가의 집중적인 지원과 혜택을 받아온 대덕특구가 타지자체로부터 만만한 경쟁상대로 비춰졌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자승자박이란 얘기다.

글 싣는 순서

1. 특별한 것 없는 특구 전락 우려

2. 초일류 혁신 클러스터로서의 위상과 과제

3. 기업중심 선택과 집중 지원에 해법

과기부는 수차례에 걸쳐 현재로서는 대덕외에 연구개발특구 추가 지정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국가 균형발전 이라는 대전제앞에서 이 원칙이 언제 무너질런지는 미지수다. 개방형 특구로 지정된 것이 대덕의 현주소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가 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데는 특구 자체가 지니고 있는 애매한 처지에서 기인한다.

우선 출연연과 kaist, icu, 기업 연구소 등이 집적돼 있지만 세계적인 혁신 클러스터와 비교해 볼 때는 규모가 매우 협소하다는 태생적인 한계가 지적된다.

지역성에 기반한 특구지정에 따라 연구단지 수준을 벗지 못하고 세계적인 대세인 초광역 클러스터로의 도약이 원천봉쇄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정부자금지원에 허덕이고 있는 출연연은 자체 연구인력에 대한 처우마저 열악해 연구인력의 외부유출이 심각하고 세계기술 표준을 리드할 수 있는 기술개발은 가뭄에 콩나듯 나오고 있고 기술은 대부분 사장되고 일쑤다.

실제 특구지정의 가장 큰 배경이 출연연이 집적돼 있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구지정이후 출연연에 대한 지원은 달라진 것이 없다는게 출연연 내부의 불만.

출연연 한 연구원은비정규직 문제와 pbs(연구과제 중심제도)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는 상황에서 출연연의 성과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며 특구의 중심에 출연연이 있지만 출연연에 대한 과기부의 시각은 예나 지금이나 조이면 나온다는 식이라고 비난했다.

과기부와 대전시의 특구육성 정책의 조정 필요성과 과기부가 특구지정만 해놓고 정작 특구 조성과 육성은 대전시에 떠넘기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특히 대전시 산하 조직중 과학산업과 특구지원과, 기업지원과 등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과 특구본부의 역할 분담은 큰 숙제라는 게 한결같은 지적이다.

타 지자체의 경우 대덕특구를 국가특구가 아닌 대전특구 격으로 인식하면서 공동으로 대전시와 대덕특구를 견제하는 것도 특구 장기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전시가 대덕특구를 배경으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들이 타 지자체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면서 중앙정부에 압력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데 이론이 없다.

실제 최근 실패한 자기부상열차시범노선과 현재 추진중인 첨단의료복합단지, 로봇랜드 조성 사업 등은 대덕특구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위협할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이 될 가능성이 높아 특구본부와 대전시의 보다 긴밀한 협조가 요구된다.

이와 함께 그 실체가 애매한 과학산업단지와 과학연구단지 지정이 남발되면서 대덕특구의 위상이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기부와 산업자원부가 각 실국별로 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다보니 정작 선택과 집중의 대표모델이 되어야 마땅한 대덕특구에 대해 우회적인 역차별을 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대덕특구의 가장 큰 취약점으로 꼽히고 있는 기술사업화. 즉 생산으로 어떻게 연결지을 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아쉽다.

연구개발과 생산, 재투자의선순환 모델 구축이 하루빨리 구축되지 않는다면 연구단지 수준을 결코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말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특구에는 벤처생태계조성사업과 연구성과 사업화사업이 추진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기업인들은 과거와 별반 다른게 없고 기회만 되면 떠나겠다는 말을 쏟아낸다.

특구내 기업인 k씨는 특구의 기술로 오늘의 우리회사가 있지는 않았다면서 대덕특구의 인프라는 연구개발 과정에서 기술협력과 사업아이템을 찾아내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으로 충분해 기회가 된다면 특구 인근 지역이나 수도권으로 진출하는 것이 회사의 장기비젼이라고 말했다.



/대전=조명휘 기자 joe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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