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 VS 거품론" 팽팽

(낙관) 신용도 상향 + 간접장기투자 변화

(비관) 투자자 편중 + 제2의 버블화 우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내려 앉았던 주식시장이 10년 만에 종합주가지수 2000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린 지 하룻만에 다시 100포인트 이상 떨어진 한국증시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단기조정은 불가피하다며 2~3년 내 3000시대를 낙관한 전문가가 있는 반면, 단기간에 급등한 지수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비관론이 팽팽이 맞서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환위기 직후 28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피지수는 1999년 정보기술(it) 거품 시대를 거친 뒤 2003년 3월부터 대세 상승기를 맞아 7배 이상 올랐다.

당시 62조원에 불과하던 시가총액도 1100억원대로 17배 이상 불어났다.

지수 또한 1500에서 2000으로 가는데 고작 3개월 남짓 걸렸을 뿐이다.

이 같은 증가세를 우려한 단기조정은 불가피 하지만, 지속적인 성장동력은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이 증시대세론의 주장이다.

이들은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데다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의 신용도 평가 상승 등 외부적 호재를 꼽고 있다.

특히, 한국 증시를 끌고 갈 개인투자자(속칭 개미군단)들의 투자성향이 단기성에서 중장기성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주목한다.

이런 이유로 2~3년내 한국 증시는 3000시대가 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은 한국증시의 '신거품 현상'을 간과한데 따른 후유증을 불러올 수 있다는 비관적 주장도 만만치 않다.

실제, 3개월만에 500포인트 이상 오른 한국증시는 비정상적인 과열투자라고 보는 관점이다.

아무리 증시기반이 펀드위주로 변했다고는 하지만, 간접투자도 과속은 위험하다는 주장이다.

코스피지수 2000까지 도달하는데는 외국투자자 외 개인투자자의 역할이 컸던 만큼, 외국인 투자지분이 급속도로 빠져나갈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이 국내시장으로 전가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긍정론자들이 내세운 '펀드투자 증가' 또한 긍정과 부정이 늘 병존한다는데도 문제가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투기적인 매수세의 유입과 신용거래가 급증하면서 투자문화가 '단기투자→직접투자→거치식투자→모멘텀투자'의 패턴으로 빠르게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집 건너 한 집꼴'로 펀드를 소유한 개인투자자들의 속성상 단기급등하는 장세만 볼 뿐, 어느 것이 거품인지를 구분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는 것도 비관론자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 증시의 속성상 외국자본시장에 개방되어 있는데다 직접투자가 아닌 간접투자의 경우, 손익발생의 몫은 고스란히 위탁자에게 돌아간다는 점도 간과치 말아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이와 더불어, 기회 있을 때마다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에도 불구,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내수부진과 부동산 경기, 외환시장 등 한국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 복병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 같은 시각과 관련,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의 분위기로 볼 때, 낙관론이 우세하지만 단기 조정이 불가피한 올 하반기가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고 전제한 후, "개인투자자일 수록 다소 획일적인 매스컴 자료 외, 외국 전문지 또는 국내 증시정보 제공 루트를 2~3개 이상 확보해 충분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배양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대전=장중식기자 5004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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