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을 가득 매운 40~50대의 여성들. '맞아 맞아 내 얘기야'손뼉 치며 공감하듯 즐기는 뮤지컬. 웃다가 울다가 그리고 손을 붙잡아 주는 딸. 일반 공연장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

뮤지컬 메노포즈(menopause)는 제목 그대로 폐경기를 맞은 40~50대 여성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담은 이야기다. 백화점에서까지 일을 지시하는 전문직 여성, 찜질방 모델 제의에 화는 내는 한물간 배우, 시어머니 선물도 사오라는 남편의 전화가 못 마땅한 전업 주부, 농장에서 벗어나 백화점을 찾은 웰빙족 여성. 이들은 갱년기 여성이 겪는 고통, 외로움, 우울증, 기억력 상실 등 공통된 고민을 발견하며 수다를 떨기 시작한다.

배우들은 폐경기 여성들의 고민을 솔직하고 유쾌하게 그려 객석에서는 공감의 박수를 보내기도 하고 눈물을 보이며 한탄하기도 한다. 극이 마칠 때면 기쁨과 희망, 용기를 가득 품고 나서게 한다.

배우들이 폐경기가 인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용기와 희망을 던져주기 때문이다. 흥겨운 노래와 춤에 빠져 한바탕 웃고 나면 어느새 2시간의 공연이 끝나 버린다.

피날레에서 검은 드레스를 입은 배우들이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도 그들의 외모 때문이 아니라 당당하고 긍정적인 생각이 더욱 빛나게 한다.

뮤지컬 메노포즈는 어머니와 딸, 부부들이 서로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중년 여성들이 당당해지고 삶의 활력을 충전할 수 있다. 공연은 10월12일까지 서울 백암아트홀에서 이어진다. 티켓가격 전석 6만원.

/홍성헌기자 adhong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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