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교육청은 올해 3월부터 교직원을 위한 탁아방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곳에는 원거리에서 통근하는 교직원의 자녀를 우선으로 하여 20여 명을 수용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 기회를 받게 될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교육복지사업인 '종일돌봄교실'도 21개교에서 27개교로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2009년도에 시작한 사업으로 맞벌이 부부와 저소득층 자녀를 대상으로 오후 9시까지 보육, 탁아, 학습지도 등의 교과와 관련된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여성이 결혼하고 임신과 출산 육아만을 전담하던 시대에는 위와 같은 시설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여성도 사회와 경제활동에 뛰어들어야만 하는 현실이다 보니 육아는 오늘을 사는 여성에게는 가장 큰 숙제이며 부담으로 느껴진다. 그나마 위와 같은 혜택을 받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부모님의 손을 빌려야 하거나 아니면 내 아이를 맡길 적절한 시설을 찾아 발품을 팔아야만 한다.

최근 30대 후반에서 40대의 고령출산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결혼 나이가 늦어지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며 90% 이상의 여성이 대학 졸업자이고 결혼을 해서도 직장생활을 계속 하기를 원하며 자녀도 1명만 낳으려는 경향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내가 일하는 곳에 입소하는 산모를 분석해보면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의 나이를 가진 사람을 대다수이다. 그들은 대부분 직업을 가진 편이었는데 모두 출산의 고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육아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으로 몸조리를 하는 동안에도 매우 근심 어린 표정들을 한다.

가임여성 1명의 평생출산율은 최소한 2.1명은 되어야 국가가 유지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지난해에 1.19명으로 더 떨어졌다. 부부끼리 잘 살자는 '딩크족'과 아이를 하나만 낳아서 제대로 잘 키우자는 '소황제 교육'론이 이런 위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예전에는 병.의원 산부인과는 당연히 분만실을 운영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산부인과가 아이를 낳기 위한 곳이 아니라 부인병, 비만치료, 피부미용 등의 환자를 위한 곳으로 운영되는 추세다. 분만실을 운영하려면 월평균 15~20명의 산모 수가 확보되어야 하고 신생아실, 분만 대기실, 수술실 등을 갖추고 종사인력과 의료 장비도 확보해야 하는데 지금의 출산율로는 이런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기가 어렵다고 한다. 또한, 유아용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주식은 평가가 나빠졌으며 대학도 통폐합하는 곳이 늘어만 간다고 한다. 모자라는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해 이민 노동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이런 일련의 현상들은 국가의 성장 잠재력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와 중장기적으로 볼 때 매우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전에는 아이가 생기면 그 집안은 행운과 번영이 깃든다고 친지와 온 가족이 무조건의 축하를 보냈다. 그러나 지금은 아이의 탄생을 키울 돈과 연관을 짓다 보니 결코 축하만을 보내고 받을 수가 없다. 이는 상대적으로 인구 고령화를 가속화 시키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큰 위기에 몰아넣는 위기임을 절실하게 인지하여야 한다.

출산정책은 한번 정하면 20~30년 뒤에 경제적인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그래서 국가와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참으로 필요할 때다. 불법 낙태의 금지, 육아휴직, 직장보육, 육아지원, 사교육비의 격감 등 우리가 할 일은 매우 많다. 더불어 충청북도 교육청뿐 아니라 그 외 공공기관이나 중소기업체 등에서도 직원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질 좋은 보육을 위한 탁아시설을 갖추는 데 관심이 있길 간절히 바라본다.

▲ 한옥자
청주문인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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