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쓸 때마다 한국독자 생각..'신의3부작'도 곧 출간"

"책을 쓸 때마다 한국 독자들을 생각합니다." '개미', '뇌' 등 국내에서 발표하는 작품마다 화제를 낳았던 프랑스 베스트셀러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신작 '파피용' 출간을 맞아 한국 독자들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해왔다.

'인간' 이후 3년 만에 출간되는 이 작품은 파멸의 길로 나아가는 인류에 대해 환멸을 느낀 사람들이 거대 우주선 '파피용'을 만들어 또 다른 행성을 찾아 천년의 여행을 떠난다는 환상적인 내용.

지난 9일 나온 '파피용'은 출간된 지 2주도 채 안돼 9만부 이상이 판매됐으며 현재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다.

베르베르는 27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파피용'이 베스트셀러 1위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뻤다. 한국 독자들은 그 어떤 나라 독자들보다 내 작품의 행간에 주의를 기울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작가와의 일문일답.

--'파피용' 인기가 대단하다.

▲매번 책을 쓸 때마다 나는 한국 독자를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한국과 프랑스라는 두 개의 조국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독자들은 그 누구보다도 내가 쓴 작품의 행간을 읽기 위해 주의를 기울인다. 그 같은 한국 독자들의 변함없는 성원을아주 소중하게 생각한다.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가 좋은가.

▲러시아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내 생각에 각 나라의 문화에 따라 내 책은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니는 것 같다. 내 책이 한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이유는 한국이 미래를 향해 열려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파피용'은 인간 역사를 다뤘다.

▲나는 인간이 성장 단계에 있는 종(種)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청년기에 처해 있는 그런 종으로서, 총체적인 시각에서 세계적 규모의 집단적인 쟁점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예컨데 인구의 과도한 증가는 인류에게 가장 위험한 현상이다. 이 인구 증가가 전쟁과 파괴와 독재를 낳고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특정 국가에 대고 "아이를 그만낳아라", "그 아이들을 군인으로 키우지 말라"고 말하지 못한다. 이 것이야말로 인간이 아직도 현명한 종이 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문학의 세계화'에 대한 생각은.

▲각 나라의 문학은 모두 살아있는 문학이다. 엄청난 광고를 통해 세계시장을 점령해가는 미국 작품만 읽는다는 것은 큰 재난이다. 난 전 세계를 생각하며 글을 쓴다. 작품의 줄거리는 어느 나라에나 접근 가능한 것이어야한다. '파피용' 역시 그렇다. 나라는 중요하지 않다. 지구조차 중요하지 않다.

좋은 세계화, 나쁜 세계화가 있다. 좋은 세계화는 지구의 인구를 통제하는 것이다. 나쁜 세계화는 기업체들의 수익성이나 이익만을 따지는 것이다. 어느 순간 수익성의 추구만으로 인간 사회를 경영할 수 없을 때가 올 것이다. 세계 경찰, 세계 정부가 필요한 것도 그런 이유다.

--새 작품을 곧 발표할 예정인데.

▲'신의 3부작'은 500쪽 짜리 세 권의 책으로 구성돼 있다. 나의 가장 큰 기획으로 책을 쓰는데 9년이 걸렸다. 이 기획의 목적은 인류의 전 역사와 우주에 있어서의 인간의 위상을 이해하는 것이다. 내게 있어 거대한 기념비와도 같은 작품이다. 다시는 소설 한 권을 쓰기 위해 9년의 세월을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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