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나오고, 초목에 싹이 돋아난다는 경칩도 지났건만 화사한 꽃이 피어야 할 계절에 폭설이라는 설화가 피었다. 포근해지는 날씨에서 이제는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진다.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몸과 마음을 훌훌 털고 일어나 산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이다.

그러나 아직은 겨울과 봄이 교차하는 기간인 해빙기로 이 시기의 등산로는 기온차로 인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는 최악의 상태이다. 따뜻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직 녹지 않은 눈과 얼음은 질퍽하고, 미끄러운 노면을 만들어 사고의 위험성 또한 크다.

산행을 할 때에는 그에 따른 철저한 대비가 필수적이다. 산행에 앞서 산행 코스의 적절한 선택이 요구된다. 물이 얼음이 되면 분자배열의 변화로 그 부피가 커지게 되는데 눈이 녹아 땅이나 바위틈에 스며들게 되고 다시 얼음이 되면서 바위틈이나 지반의 공간 또한 커지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따뜻해진 날씨로 인해 다시 얼음이 녹아 벌어진 바위틈이나 지반은 약해지게 된다. 이는 등산로에서도 마찬가지로 특히 불안해 보이는 바위나 돌을 밟게 되면 붕괴로 인한 추락의 위험성이 있다. 따라서 이런 암벽이나 계곡 등의 코스는 피해서 등산로를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눈과 얼음으로 인한 빙판로가 많은 북사면의 등반보다는 햇볕이 비치는 남사면으로의 등반이 좋다.

그러나 햇볕이 비친다고 해서 등산로가 안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눈이 녹아 물과 흙이 섞인 상태의 노면은 미끄럽고, 질퍽하여 보행을 어렵게 만들고, 그만큼 힘이 들어 장기간 보행 시 자칫 체력저하로 인한 탈진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젠과 함께 등산용 스틱을 이용해 신속히 그 지역을 빠져나오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해빙기에는 기온의 변화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산은 높이에 따라 기온차가 나타나며 고산일수록 산행기점과 정상의 체감온도 차이가 커진다. 여기에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체감온도는 더욱 커지고, 여러 가지 건강 상 문제점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빙기 등산 시에는 겨울 등산의류를 반드시 지참하도록 한다.

포근해진 날씨로 가벼워진 옷차림과 마음처럼 가볍게 산행을 했다가는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 동중영 경호원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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