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치고 포 친다
어떤 일에 중요한 역할을 모두 맡는다거나, 제 마음대로 일을 처리한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들. 『외불이는 혼자 신명이 나서, 차 치고 포 치고, 제 것이라도 떼어주는 것 같이 이런 엉뚱한 소리를 하고 나왔다.』(송기숙의 자랏골의 비가)

찬물 퉁기는 도적은 생사람 골도 내가고 간도 내간다
하찮은 도둑보다는 권세 높고 재물 많은 양반도둑들이 사람을 더 철저하게 괴롭힌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설마가 사람 죽여. 본시 칼 든 도적은 눈 앞의 재물만 가져 가제마는 너울 쓰고 찬물 퉁기는 도적은 생사람 골도 내가고 간도 내간다."』(송기숙의 유채꽃 피는 동네)

탕게도 데면 터지고, 쇠도 강하면 부러진다
탕개도 되면 터지고, 쇠도 강하면 부러진다는 말이 와전된 것이든지, 무슨 일이든지 정도에 넘치면 일을 그르치게 된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탕게는 조그마한 게.『"……탕게도 데면 터지고 쇠도 강하면 부러지는 것이네. 세상 사는 지혜란 것이 그러는 것이 아닐 것 같어."』(송기숙의 자랏골의 비가)

파랑새 보고 며늘아기 곡식 됫박 기운다
가뭄과 기근을 대비해서 곡식을 더욱 아낀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남도 산간지방에서는 파랑새 보고 며늘아기 곡식 됫박 기운다는 말이 있다. 파랑새는 가뭄과 기근 등 불행의 상징이며 이 새를 보고 며늘아기 됫박 기우는 뜻은 기근을 예감하고 양식을 아끼는 뜻에서 됫박의 곡식을 덜어놓기 위해서인 것이다.』(이규태의 한국인의 의식구조)

하늘 모르는 벼락을 맞는다
아무도 모르는 횡액을 당한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김 소년의 생각이 그 시행을 아니하면 하늘 모르는 벼락을 맞을 듯 하여 겁이 나서 강릉 월에게 돈 몇 천 냥을 소문 없이 주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인직의 은세계)


정종진 ㆍ 청주대교수 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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