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온통 악재만 넘쳐

재선고지를 향해 출사표를 던진 정우택충북지사의 심경이 편안해 보이지 않는다.춘분을 지나 이제 밤의 길이가 점차 짧아지지만 정지사의 밤은 거꾸로 길게만 느껴진다. 자신의 정치인생에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6월 지방선거 걱정이 가위를 누른다.누가봐도 정우택이라는 상품성은 나무랄데가 없는데 한때 불출마 얘기가 나돌 정도로 공천신청까지 마음의 동요가 심했다.주위에서 정말 정지사가 선거를 접지 않을까 하는 노심초사도 적지 않았다.선거는 구도의 싸움이라고 하는데 이 구도가 현재로서는 자신에 유리할 게 별로 보이지 않는데 따른마음고생이다.한나라당이긴 하지만 주류에서빗겨난 친박계로 분류되는 당내 역학관계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불이익이나 홀대의 그림자도 씌여지는 것 같다.그의 불편한 심기가 집약되는 곳은 일차적으로 한나라당 충북도당이다. 좀 더 좁힌다면 송태영 도당위원장에게 방점이 찍힌다. 항간에는매끄럽지 못한 두사람의 관계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우선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들의 등돌림 현상에 따른 유탄이 정지사에게 튀고 있다.전체 31명중 28명이 우군이었지만 벌써 10여명이 탈당이나 불출마를 선언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8명 가운데 23명은 당론인 세종시수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탈당하겠다고 서명을 한 사람들이다. 당을 떠나는 사람들의 이유는 상당수가 공천잡음과 도당위원장의 사당(私黨)화에 반발이다.이 가운데 일부는 다른당으로 옮기거나 무소속으로 출마를 할 조짐이어서 어제의 동지가 적이 되버렸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반(反)한나라가 이어질 것 같은 내홍의 확산이 주목된다.이는 단순히 도의원 한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다소간 개인 지지층의 이탈이라는 변수가 뒤따른다는 것이다. 한사람이라도 더 끌어모아야 하는 판국에 여간 손실이 아니다. 정 지사 입장에서 보면 오월동주 선거운동원의 수족들이 잘려나가고 심지어 대항마를 지지하는 기막힌 꼴을 눈뜨고 봐야만 하게 생겼다. 여기에 통합 무산에 따른 징계성 으로 청원군의회 의원들을 공천주지 않겠다고 하자 6명이 한나라당을 집단 탈당하는 작은 반란도 발생했다.독기를 품은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을 할 것인지 짐작하기는그다지 어렵지않다.

인사권자의 흉금에 상처를 내고 민주당을 택한 부단체장들의 행보도 정지사로서는 잠을 설치게 만드는 원인의 하나이다.서운함이 밤하늘의 별처럼 총총하다.세속의 여론도 친야성향에 밀린다. 청주청원 통합 무산과 세종시 수정안 논란이라는 두가지 이슈에 함몰된 가운데 세종시를 무기로 한 야당의 재미가 쏠쏠하다. 사전 선거운동 논란을 불러 일으키면서 충북을 방문한 mb가 자유경제특구와 청주공항 연결 전철 건설 등의 푸짐한 선물 보따리를 안겨줬지만 도민들은 미동이다. 정상적이라면 재선 가도에 파란불이 켜질 만큼 호재가 틀림없는데도 고맙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더 이상 중앙정부에 도와달라 소리도 못하게 됐다. 그래서인지 고마와 할 줄 도 모르는 대한민국의 3%인 충북을 포기 할것이라는 심상치 않은 소리도 들린다.

이제 선거일이 70일 남았다.시간이 많지 않지만 이런 분위기라면 정지사의 앞길에 또 어떤 악재가 튀어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상수와 변수가 뒤엉키는 난장 선거판에 독야청청 그림이 안그려진다.대통령으로 부터 일 잘한다는 칭찬을 들었고 최근 어느 여론조사에서도 광역단체장 중 직무수행 능력 최우수라는 평가를 받은 그 이지만 당내 갈등의 불똥으로 화상을 입고 있는 형국이다.정지사가 아무 걱정없이 잠을 푹 잘 날은 과연 언제쯤일까.

▲ 이정 본보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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