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포럼>김완하ㆍ문학가 · 한남대 문창과 교수

국가 균형발전을 선도하는 행정중심 복합도시의 기공식이 지난달 20일에 충남 연기군 현지에서 열렸다. 멀게는 박정희 정권의 수도 이전, 짧게는 노무현 현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에서 시작된 행정복합도시인 세종시 개발이 구체적인 착공이라는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그간의 우여곡절 속에서도 행정복합도시 건설이 막을 열고 박차를 가하게 된 것은 대단히 기쁜 일이다. 이제는 그간의 이견들도 하나로 결집시켜 한국 사회의 미래를 열어갈 세종시 건설에 총력을 기울여가야 하겠다.

지난 행정도시 기공식에서는 전국의 흙을 하나로 합치고 각 지역으로 나르는 합토식과 분토식이 있었지만, 앞으로도 어려운 문제들이 가로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무엇보다 각 당은 당리당략을 떠나 행복시의 진정한 의미를 헤아려야 한다. 각 지역에서는 또한 이기주의를 버리고 지역 간의 균형 발전의 의미를 떠올려 상생과 공존의 정신으로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온 국민의 역량을 결집하여 행정복합도시를 건설할 때 진정으로 이번 역사가 국가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학의 용어에 내장공동체 이론이 있다. 이는 우리 사회도 몸의 내장들 같이 밀접한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이론이다. 우리 몸의 여러 장기들은 서로 공동체 관계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기 가운데 작은 부분 하나라도 약해지면 전체에 영향을 주고 급기야는 생명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부분은 함께 균형을 이루고 발전이 되어야 전체가 살아날 수 있다. 부분들의 시너지 역할을 통해서 전체는 더 강건한 힘의 폭발력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균형발전은 소외된 지역뿐만이 아니라, 전체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불균형이 초래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지역 간의 편차가 대단히 컸다. 나라의 발전은 수도권 및 일부 도시 발전에 편중되는 기형적 모습을 통해서 지역 간의 심각한 대립과 갈등을 낳았다. 따라서 21세기의 글로벌 시대에는 지역 간의 경쟁이나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공동체적 관심이 진실로 필요하다.

세종시가 진정한 의미를 지니고 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전이 과학 도시로서 갖추고 있는 제 기반과 문화와 예술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세종시는 창조력과 역동성을 간직한 세계 속의 미래 도시로 발전해 가야 한다. 대한민국의 중간이라는 지리적 위상을 넘어 새로운 미래의 중심부, 심장부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심장은 모든 생명의 핵심이며 정신이 집중된 곳이듯이, 세종시는 문화와 예술, 창조적 역량의 새로운 중심으로 거듭나야 한다.

우리는 출발선의 열정과 본질들이 시간이 가며 희석되고 흐려졌던 것을 과거의 예에서 흔히 찾아 볼 수 있다. 반드시 세종시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세계 속으로 나아갈 수 있는 커다란 사명으로 열려야 할 것이다. 세종시에는 반드시 새로운 한국의 미래를 담아내야만 한다. 지역 간의 균형발전을 넘어서 세계 속의 한국으로 거듭나는 새로운 장이 열리는 계기가 바로 세종시에서 이제 막 시작된 것이다. 세종시는 행복도시를 꿈꾸지만 그것은 지역 간의 균형발전의 새 장을 열게 됨으로써 대한민국이 행복나라로 가는 중요한 길목이 되는 것이다. 이제 한 발자국 내딛고 선 행정특별자치시, 세종시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우리 모두 최선의 노력으로 힘과 지혜를 쏟아 부어야 한다. 그래야만이 진정으로 행정부처를 국토의 중심부인 충남 연기 행정복합도시로 옮기는 효과를 거양할 수 있고 행정도시의 비전도 일궈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김완하(시인 &amp;amp;amp;amp;middot; 한남대 문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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