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 국수틀

국수틀이란 가루를 반죽해 통에 넣고 공이로 눌러서 국수를 뽑아내는 틀로, 분틀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이전부터 사찰을 중심으로 제면법(製麵法)이 아주 성행했다고 하나 그 구조나 모양은 전하지 않는다.


국수틀에 관한 기록은 조선시대인 18세기의 '임원십육지', ' 섬용지(贍用志)' 에 비로소 보인다. 국수틀을 면자(膽趺)라고 하며 그 형태를 '큰 통나무를 중간이 부르도록 잘 다듬어서 그 중간에 구멍을 뚫는다. 그 구멍의 지름이 4∼5촌이고 이 둥근 구멍의 안을 무쇠로 싸고 그 바닥에 작은 구멍을 무수히 뚫는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현재 남아 있는 국수틀에도 그대로 남아있는데, 지름이 40~50㎝정도 되는 두툼한 통나무에 지름이 10㎝ 되는 구멍을 뚫고 바닥 쪽에 국수 가닥이 될 작은 구멍이 촘촘히 있는 무쇠로 된 철판을 끼웠다.


가루 반죽을 홈통 안에 넣고 굵은 장대(지렛대 역할)에 달린 무거운 나무토막인 국수틀 공이(피스톤 역할)를 누르면 가는 구멍으로 국수가 빠져나와 가마솥으로 자연스레 들어가 끓는 물 속에서 삶아 진다.


국수는 일찍부터 상품화되어 국수집이 곳곳에 있었고 국수집의 부뚜막에는 큰 무쇠솥이 걸려 있고 그 위에 이 국수틀이 놓여 있었다. 메밀국수는 물이 끓고 있는 솥 위에 걸고 국수를 빼고, 밀국수는 뺀 가닥을 말렸다가 삶아 먹는다.근래에 말린 밀국수가 시판되면서 국수틀도 기계화되어 전동력으로 압력을 가해서 만드는 틀을 쓰고 있다. /윤용현 국립중앙과학관 학예연구관


이렇듯 우리 고유 국수틀에는 지렛대와 피스톤(펌프)의 원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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