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또 당한것인가

만약 박정희 라면,아니면 김대중,노무현이 라면….'심증'은 짙으나 스모킹 건(결정적 물증)이 나오지 않아 진실의 판도라 상자를 열지 못하는 천안함 침몰사건을 보며 전 국군통수권자의 대응에 대한 가정법 과거이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때 박정희대통령은 사건 다음날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 치사에서 '미친개에겐 몽둥이가 필요하다'며 단호한 응징을 천명한 뒤문제의 미루나무를 잘라냈다. 천안함 사건이 70년대 당시의 상황과는 다른 점이 많지만 국가지도자의 결연에 찬 의지는 안으로는 신뢰를, 바깥으로는 주권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는 리더십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노무현이나 김대중 대통령은 어떤 리액션을 취했을까.이데올로기적으로 분석할 때 아마도 박대통령 만큼의 강경대응은 하지 않았으리라 짐작된다.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정밀조사가 진행되면서 동족이면서도 영원한 이질자로 역사의 간단을 지속할 것 같은 저 북녁의 도발냄새가 짙어지지만 아직 우리 정부나 미국 등도 '단언'은 피하고 있다.그런 가운데 군 수뇌부가 북한의 소행이 밝혀질 경우 응징을 하겠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공식화하는 등의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는 것은 국제여론의 우호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적어도 매번 당할 수는 없다는 대다수 국민의 분노에 찬 공감대를 간과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과거 우리가 북한으로 부터 물리적인 것을 포함한 여러 형태의도발과 맞닿아있을때 연평도나 서해해전등을 제외하고는 일방적으로 '당하는' 양상이었다. 대응 역시 즉각적이고 단호함 보다는 사과 촉구, 유엔 등 국제사회 협력 유도 등의 수세적이고 극히 제한적이었다. 금강산에서의 민간인 피격 사망 사건을 비롯해 금강산 관광 중단. 개성공단 철수 협박, 그리고 최근의 금강산내 우리 재산 동결 등에 대한 정부의 대북접근이나 방식이 그 대표적 사례들이다.평화적이고 유연함을 내세우지만 정당한 요구도 철벽에 막혀버리는 무력감에 일부 친북성향의 부류를 제외하고는 왜, 그리고 무엇때문에 한반도 남쪽은 주권을 행사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울분이 넘쳐나곤했다. 그리고 일부는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엊그제 mb가 천안함사건과 관련해 대 국민연설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 아직도 찾지못한 8명을 포함한46명 장병의 이름을 일일히 부르며 감정의 복받침을 다스릴수 없었던 것 같다. 부모 같은 심정으로 든지, 아니면 국군통수권자로서의 단장의 아픔이 겹쳐서인지 모르지만애절한 호명에서 국민과의 슬픔의 공유는 확실이 전해졌다. 현직 대통령이 연설도중 눈물을 흘린 것은 박정희대통령이 독일에서 파독광부와 간호사들 앞에서 그들의 절절함에눈물을 보인 것 을 포함해 두번째라고 한다.국가지도자의 눈물은 개인 감정의 분출이기도 하지만 대중의 누선(淚線)을 자극해 일체감을 안겨주는 원초적 정치행위로도 평가될 수 있다. 그런가운데 이번 mb연설을 보며 대중은 국가지도자의 눈물뒤에 드러내는는 앞으로의 대처수위와 방법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대통령도 자신도 원인을 낱낱히 밝혀 북한의 소행이 확실하면 단호한 대응을 하겠다고 천명했듯이 '단호'함이 던지는 무게가 그 어느 사안보다 중함을 국군통수권자로서 깊이 인식하고 있을 것이 자명하다. 전면전이 아닌 국지도발로 국운을 위태롭게 한다면 이는 분명 적대행위이다. 과거 정권에서 삭제한 주적개념의 부활이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통령의 단호한 결의와 그 시행은 백령도 앞 바다에서 영문도 모른 채산화한 우리 아버지, 아들, 형제들의 원혼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흐지부지 되서는 안될 것 이다.

▲ 이정 본보 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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