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가 개봉 8일만에 전국 관객 200만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누림에 따라 경남 합천의 `일해 공원' 명칭 논란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합천군이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 명칭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따 `일해 공원'으로 바꾸기로 하면서 촉발된 이 논란은 한때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까지 부적절하다고 언급할 만큼 대두됐으나 그간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였다.

5일 `일해공원 반대 경남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대책위는 `화려한 휴가' 영화의 개봉일인 지난달 26일에 맞춰 창원, 진주 등 경남 지역의 이 영화 개봉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원 명칭 철회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이와 함께 지난달 합천군 측에서 설치한 `일해 공원' 안내 표지판 철거를 요청하는 공문을 합천군 쪽에 지난 3일 보냈으며, 합천군의 공식적인 답변이 없을 경우 이번달 중순께 공원을 방문해 직접 표지판을 철거하는 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이들은 또 9일 합천 군민들을 대상으로 영화 `화려한 휴가' 함께 보기 운동을 벌이는 한편 영화 제작사와 협의해 영화 상영 기간이 끝난 뒤 `일해 공원'에서 야외 영화 상영을 추진하는 등 공원 명칭 반대 운동을 재점화하고 있다.

대책위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 역시 영화 개봉을 계기로 합천군의 공원 명칭 문제에 관심을 갖고 논란의 불씨를 다시 붙이고 있다.

인터넷 포털 다음의 토론공간인 아고라에는 지난해 12월에 시작된 `일해공원 개명 철회 반대 서명운동'이 영화가 개봉된 이후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올해 초 공원 명칭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며 시작된 이 서명 운동은 최근 `화려한 휴가'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공원 명칭에 반대하는 의견을 올린 이들이 2만명을 돌파하는 등 주목을 받고 있다.

`일해공원' 반대 여론으로 들끓었다 한때 잠잠해졌던 합천군청 홈페이지 역시 영화가 개봉된 26일 이후 영화 내용을 언급하며 공원 에 `일해 공원' 명칭을 붙인 합천군을 비판하는 글들로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일해공원반대 대책위 최현석 사무국장은 "잠시 주춤했던 일해공원과 관련된 논의가 영화 상영을 계기로 다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합천군과 국민들을 상대로 일해 공원 문제를 알리고 운동의 수위를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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