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오초아, 메이저 무관 한풀이

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마침내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거머쥐며 진정한 '골프여제'로 우뚝 섰다.

오초아는 6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골프링크스 올드코스(파73.6천63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에 보기 4개를 곁들이며 1오버파 74타를 쳐 4라운드 합계 5언더파 287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 들어 처음 오버파 스코어를 낸 것이 '옥에 티'였을 뿐 첫날부터 대회가 끝날 때까지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는 완벽한 우승이었다.

데뷔 이후 신인왕과 상금왕을 차례로 차지했고 올해 3차례 우승을 포함해 12승을 올렸지만 23차례 메이저대회에서 한번도 우승이 없었던 오초아는 이로써 시즌 네번째 우승과 통산 열세번째 우승을 그토록 원하던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했다.

특히 올해초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오랜 독주에 마침표를 찍고 세계 1위를 빼앗아 왔지만 소렌스탐이 새내기 때부터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는 등 10개의 메이저 우승컵을 수집한 것과 비교해 '진정한 1인자가 아니다'는 혹평을 시원하게 날린 우승이었다.

더구나 500년전 골프가 태동해 '골프의 성지(聖地)'로 불리는 세인트앤드루스의 올드코스가 사상 처음 여자프로선수에게 문을 연 역사적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감격은 두배였다.

32만 달러의 우승 상금을 받은 오초아는 시즌 상금 227만4천404 달러로 상금랭킹 1위를 굳게 지켰고 2002년 소렌스탐이 세웠던 시즌 최다 상금(286만3천904달러) 경신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6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오초아는 소나기가 쏟아졌다 멈췄다 하는 궂은 날씨 속에 5번(파5), 6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추격의 빌미를 초반부터 봉쇄했다.

8번홀(파3)에서 이날 첫 보기가 나왔지만 9번홀(파4) 버디로 금세 만회한 오초아는 후반부터 타수 지키기에 나섰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오초아를 따라 붙은 선수들은 한번도 5타차 이내로 좁혀 들어오지 못한 것도 오초아의 보수적 경기 운영을 부채질했다.

11번홀(파3) 보기에 이어 15번홀(파4)에서도 1타를 잃었지만 2위 그룹과 타수차는 줄어들지 않았고 17번홀(파5)에서 두번째샷이 깊은 항아리 벙커에 빠졌지만 보기를 감수하고 돌아나올만큼 오초아는 여유가 있었다.

마지막 18번홀(파4)을 짧은 파퍼트를 챔피언 퍼팅으로 마무리한 오초아는 "역사적인 무대에서 메이저대회 우승을 거둬 감격스럽다"면서 "조국 멕시코에 영광을 바친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오초아의 일방적인 독주 속에 오히려 더 치열했던 준우승 경쟁에서 이지영(22.하이마트)가 웃었다.

버디를 5개나 뽑아내고 보기는 2개로 막아내며 2언더파 71타를 친 이지영은 오초아에 4타 뒤진 1언더파 291타로 마리아 요르트(스웨덴)과 함께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지영은 4번(파4), 5번홀(파5) 줄 버디에 이어 9번홀(파4) 버디로 일찌감치 2위 경쟁에서 앞서 나간 이지영은 12번(파4), 13번홀(파4)에서 잇따라 보기를 적어내 주저 앉는 듯 했다.

그러나 14번홀(파5)에서 세번째샷을 홀 1m에 붙여 버디를 잡아낸 데 이어 15번홀(파4)에서도 절묘한 두번째샷으로 버디를 수확,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준우승 경쟁에서 이지영을 앞서가던 린다 베스베리(스웨덴)은 손쉬운 14번홀(파5)에서 티샷을 아웃오브바운스(ob) 지역을 날려 떨어져 나갔다.

동반 플레이를 펼친 요르트를 1타차로 따돌리고 단독 2위로 올라섰던 이지영은 16번홀(파4)에서 티샷이 항아리 벙커에 빠지면서 1타를 잃어 공동 준우승을 허용한 게 아쉬웠다.

올해 일곱번째 '톱10' 입상을 메이저대회에 이룬 이지영은 특히 올들어 치러진 4차례 메이저대회에서 세번이나 '톱10'에 이름을 올려 '코리언 시스터스'의 차세대 선두 주자임을 알렸다.

뚝심의 박세리(30.ktf)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대표 선수로 참가한 지은희(21.캘러웨이)는 나란히 공동5위(1오버파 293타)에 올라 3명의 한국 선수가 '톱10'에 입상했다.

이밖에 박인비(19)와 민나온(19) 등 새내기 두 명은 1타가 '톱10' 진입에 1타가 모자라 공동11위(3오버파 295타)에 올랐다.

타이거 우즈(미국)의 코스 공략도까지 얻어와 부활을 노리던 소렌스탐(스웨덴)은 17번홀(파5)에서 7타를 치는 등 76타로 부진, 공동16위(4오버파 296타)에 그쳤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