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아빠가 된 지 한달여 만에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메이저급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우즈는 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골프장(파70.7천455야드)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없이 5언더파 65타를 몰아쳐 4라운드 합계 8언더파 272타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5월 와초비아챔피언십 제패 이후 석달 만에 시즌 네번째 우승을 일군 우즈는 대회 3연패와 함께 대회 통산 여섯번째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특히 지난 6월19일 딸 샘 알렉시스가 태어난 뒤 2차례 대회에서 우승없이 보냈던 우즈는 딸에게 처음 아버지의 우승 소식을 전해주는 기쁨을 누렸다.

지금까지 8차례 출전해 다섯차례 우승을 포함해 한번도 4위 이하로 처진 적이 없었던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은 역시 우즈의 '텃밭'이었다.

우즈는 작년까지 이 대회에서 평균 타수 67.54타의 신들린 샷을 휘둘렀고 66만2천500달러의 상금을 쓸어 담아 '안방'이나 다름없는 곳.

이번 우승으로 이 대회에서 66.7%라는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한 우즈는 우승 상금 135만 달러를 받아 상금랭킹 1위를 질주했다.

각각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과 파인허스트 2번코스에서 6승씩을 올린 잭 니클러스, 알렉스 로스와 함께 우즈는 동일 코스 최다 우승 타이 기록까지 세웠다.

최종 라운드는 "우즈는 언제든 꺾을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쳐댄 '떠버리' 로리 사바티니(남아공)와 우즈의 챔피언조 동반 플레이로 더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사바티니는 지금까지 네번 우승했는데 나는 올해만 세번 우승했다"며 코웃음을 쳤던 우즈가 사바티니를 상대로 '붉은 셔츠의 공포'를 실감케 하는데는 40여분으로 충분했다.

사바티니에 1타 뒤진 2위로 경기에 나선 우즈는 1번홀(파4)에서 사바타니의 버디에 버디로 응수한 데 이어 2번홀(파5)에서 버디를 뽑아내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우즈는 4번홀(파4) 버디에 이어 6번홀(파4)에서도 1타를 더 줄이며 '응징'에 나섰고 '붉은 셔츠의 마법'에 얼어붙은 사바티니는 4번홀과 5번홀(파3) 연속 보기에 9번홀(파4)에서 더블보기까지 적어내며 자멸하고 말았다.

12번홀(파3)에서 우즈가 칩인 버디를 보태자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열심히 따라와 2위로 올라선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8타차까지 벌어졌다.

9번홀(파4)에서 러프에서 친 두번째샷이 관중의 팔을 맞는 우여곡절 끝에 파를 지킨 우즈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도 3.6m 짜리 까다로운 파퍼트를 집어넣어 보기없이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4라운드를 모두 마친 82명 가운데 4라운드 합계 언더파 성적은 우즈 혼자 뿐이었고 2위와 타수차는 무려 8타인 일방적인 게임이었다.

우즈는 "후반 경기는 정말 믿기지 않을만큼 잘 됐다"면서 "우승은 언제나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사바티니는 17번홀(파4)에서 이날 두번째 버디를 뽑아내며 4오버파 74타로 4라운드를 마쳤고, 2언더파 68타를 친 로즈와 함께 공동2위(이븐파 280타)에 오른 데 감사할 뿐이었다.

경기 도중 관중에게 "아직도 우즈를 꺾을 자신이 있냐"는 비아냥을 듣자 경찰을 불러 "저 사람을 경기장에서 내쫓아 달라"고 요청하는 소동을 피웠던 사바티니는 "우즈는 필요한 곳에서 적절한 샷을 날렸다. 정말 대단한 플레이였다"고 백기를 들었지만 "내가 그를 자극했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플레이가 나온 것 아니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붉은 셔츠의 공포'는 사바타니 뿐 아니라 함께 경기를 펼친 케니 페리(미국)에게도 감염됐다. 사바티니에 3타차 3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페리는 무려 5타나 잃어버리며 공동11위(4오버파 284타)로 미끄럼을 탔다.

최경주(37.나이키골프)는 1오버파 71타를 쳐 공동9위 그룹에 1타 모자란 공동11위에 머물러 아쉬움을 삼켰고 양용은(35.테일러메이드)은 8오버파 78타로 크게 부진, 공동56위(15오버파 295타)에 그쳤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