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죽이는 말, 살리는 말','말의 힘'등 말에 관한 책과 속담 등이 무수히 많다. 이는 말이 그만큼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 생활 주변에서도 말 때문에 시비가 생기고, 말로 다른 사람을 해치기도 하고 힘을 주기도 한다. 어떠한 권력의 힘보다 말의 힘이 큰 것 같다.


특히 선거때면말의 성찬들이 낙엽처럼 수북이 쌓이거나 이리저리 뒹굴어 사람들을 어지럽힌다.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입후보자들은 무수한 말의 성찬을 쏟아내고 있다.선거와 말은 뗄 수 없는 관계이겠지만 대다수 입후보자 중에는 말의 성찬이 지나친 경우가 많다. 더욱이 그 말에 책임을 지는 결과도 부족해 선거 후 우리의 마음은 언제나 씁쓸해지기 일쑤이다. 역시나 공약(公約)과 공언(公言)의 남발만 보는 셈이다.


일찍이 노자(老子)는'진실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미덥지 않다.'라고 하였고 또 예기(禮記)에는 '군자는 말이 적고 소인은 말이 많다.'고 하였다. 그것은 말이 많아지면 그 말의 피해가 반드시 뒤따르기 때문이다. 성서에도 '혀를 눌러 악한 말은 하지 말고 입술을 눌러 거짓말을 하지 마라.', 또한 '미련한 자는 그 입으로 말하고 입술에 스스로 옮아 매인다.'라고 하며 태초부터 사람의 말을 경계하였다고 한다.


이번에도우리 유권자들은 각 정당에서 살포하는 공약의 홍수 속에 빠지고, 입후보자들의 미사여구에 귀가 따가울 지경이다.지난 5월 17일 모 방송국에서 실시한 교육감 후보 초청 정책 토론회를 관심 있게 지켜보았다.


일부 후보는 시종일관 정치판에서 만연된 비방 폭로 전, 인신공격, 흠집 내기, 파벌조장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고하는 것을 보며 개탄을 금치 못했다.교육의 수장인 교육감 자리는 성직과 같은 것이다. 교육감 선거만큼은 정파에 물들거나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성을 유지할 때 국가의 미래와 직결되는 교육의 백년대계(百年大計)는 실현될 것이다.


정책대결이 아닌 상대후보 흠집 내기 등 지인들이 벌이는 말 싸움을 보노라면말의 공해가 심한 것 같아 뒷 맛이 씁씁하다. 이제 우리 유권자들의 의식 수준은 얄팍한 말 인심에, 비방 폭로 인신공격에 좌우될 만큼 빈약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여 진실이 담긴 실천의지와 섬김이 보이는 선거전을 펼쳤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시민들은 삶에 피부처럼 와 닿는 정직하고 깨끗한 일꾼을 뽑고 싶어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진실된 한 마디의 말을 듣고 싶어한다. 후보자들이 쏟아놓는 말들을 보면서 다음 이해인님의 '말을 위한 기도'의 한 대목이 더욱 가슴에 깊이 와 닿는다.

'이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놓은
말의 씨들이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말로 저지른 모든 잘못
특히 비방과 오해의 말들을
경솔한 속단과 편견을
위선의 말들을 용서하소서.'

▲ 공학박사·충청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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