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량과 같은 긴급 자동차의 운행은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긴급 차량들의 무질서 운행으로 횡단보도 보행자는 물론 일반 차량들에게 적잖은 불편을 준다. 솔직히 의료기관으로의 환자 수송 등도 시급하고 중요하지만 보행자들의 안전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횡단보도를 걷다 긴급차량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누구의 생명이 더 위중한가.

도로를 질주하는 긴급 차량들이 모두 응급 환자를 싣고 달리는 것도 아니다. 환자도 없이 비상등을 켜고 달리는 응급차도 많다는 것이 일반 운전자들의 주장이다. 1분 1초를 다투는 환자나 사고현장 조기수습을 위해서라면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목적이 다른 곳에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최근 충북 지역에서 환자 수송을 하던 구급차량이 보행 노인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같은 구급차량들의 무질서와 잦은 교통사고 유발은 구조적 문제가 있다. 상당수 병·의원들이 환자 유치 목적으로 환자를 수송해 온 구급차 운전기사에게 사례금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전기사 입장에서는 특정 병·의원으로 환자를 수송할 경우 공돈을 챙길수 있어 사고현장 환자를 먼저 확보하기 위해 과속을 일삼는 것이다. 또 사례금을 챙겨주는 병원을 찾다보니 근처의 의료기관을 외면한채 원거리를 질주해야하는 웃지못할 사태까지 벌어진다. 운전기사들에게 사례금 등을 주면서 환자 유치에 열을 올리는 일부 병·의원들도 각성해야 한다.

이와함께 사고 현장에 교통경찰보다 먼저 나타나는 견인차량 역시 난폭 운행의 주범이다. 따지고 보면 견인차량은 긴급 차량이 아님에도 긴급 차량으로 행세하는 경우가 많다. 급박하지 않은 상황인데도 경광등에 싸이렌까지 울리며 질주한다. 더구나 교통사고 현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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