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고>이명팔·이북5도 충청북도 사무소장

8월8일 10시에 정부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을 이달 28일 평양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언론에서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논의 될 때마다 반신반의 했는데, 마침 오늘 이북도민 연합회 임원회의가 있어 월남도민 1세 10여명이 이북5도 사무소에 모였다가 이 소식을 듣고 모두 기뻐하며 큰기대를 갖고 발표내용을 청취했다.

한편으로는 갑작스런 발표내용을 보고 당황했다. 정상회담이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발표를 보고 정부 당국자의 각고의 노력과 평화통일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데 회의 참석자들은 감사와 환영을 한다는 분위기였다.

월남1세대들은 80세가 넘은 분이 대다수라 월남 57년 동안 북에 두고 온 가족과 친인척을 만나보고 죽어야 한다고 한을 갖고 살아왔는데 상봉한 가족은 몇 안 된다. 1년이면 몇 분씩 운명을 달리하고 있는데 이런 상태라면 죽기전에 상봉하기는 어렵다고 포기하는 분도 많다. 오늘 모였던 분들은 다같이 우리의 소망이 속히 이루어졌으면 하는 기대가 크다.

충북에서는 3명의 이산가족이 상봉을 하였다. 한 분은 누님을 만나 너무나 반가워 포옹을 하였는데 누님 가슴에 앙상한 뼈를 보고 너무 애처로워 눈물을 한없이 흘렸다.

이제 모셔 올수도 없는 형편에 누님이 지금까지 살아 계실까 항상 걱정하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더 늙기전에 살아 있을때 만나야 된다고 거듭 말했다.

대다수 월남도민들은 1.4후퇴 때 내려온 실향민이다. 헤어질 때는 바로 고향에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57년이란 세월이 흘렀다고 한탄한다. 한분은 3년전에 작고했는데 운명 전 몇 시간 동안 밖을 내다보며 자기 고향 이름을 부르고 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지르다 운명하셨다고 한다.

얼마나 이민족의 큰 비극인가, 남북이 하루속히 변화하고 민족의 동질성을 발휘 해 통일이 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햇볕정책으로 남북간 많은 진전은 있었으나 그들은 핵개발과 전쟁준비에만 치중하며 우리나라를 협박하고 있다.

6차회담을 통해 핵개발 통제 등 주변강국의 압력이 강화되고 있다. 북한도 변화돼야 한다. 그들이 지상낙원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먹고 살기위해 북한을 탈출한 주민이 1만 명이 넘어섰고 충북에만 200여 명 이상이 살고 있다. 독재와 공산주의는 가난과 죽음 뿐이라는 사실이 판명된 셈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자기민족과 역사의 준엄한 평가를 염두에 두고 한민족이 다같이 힘을 합쳐 국가발전과 한민족의 평화통일을 이룩하는데 자기의 위상과 독선을 버리고 헌신적으로 임하는 것으로 역사에 길이 남는 인물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오늘 정부 발표를 보면서 가슴이 벅찬 감회를 느낀다. 얼마나 고대하던 정책인가. 남&amp;amp;amp;amp;middot;북 정상이 나를 버리고 오로지 국가 민족을 위해 모든 국민이 바라는 평화통일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을 발휘해 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번 회담을 통해 우선 다음 몇가지 사항이 속히 이루어졌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첫째, 정상회담을 통해 하여 이산가족 생사확인과 월남1세대들의 평생 소원인 가족상봉, 자기고향 땅에서의 조상 성묘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고향방문이 어렵다면 서신교환이나 영상상봉이라도 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조치가 요망되고, 셋째 우리는 평화통일을 위해 막대한 지원과 동포애를 갖고 임하는데 북한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인 행동에 대해 우리는 분개하고 있다.

앞으로는 무조건 지원이 아니라 저들의 변화강도에 따라 우리도 지원하는 상호주의로 임해 주기를 바란다. 이번 정부 발표를 보면서 그간 정부의 평화통일 노력에 거듭 감사하며 큰 변화와 기대를 소망해 본다. 한편으로는 북한 전술전략에 말려들어 우를 범하는 일이 없도록 신중을 기해 회담에 임해 주길 아울러 당부한다.


/ 이명팔&amp;amp;amp;amp;middot;이북5도 충청북도 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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