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 2지방 선거는 온 나라를 뜨겁게 달구었다. 저마다의 선량을 자처하며 성실한 일꾼이 되겠다고 레이스를 펼쳐 제일 믿음직스럽고 쓸만한 일꾼들이 선출되었다.

우리는 지방 선거를 거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언제부터인가 상체는 뚱뚱한데 하체는 부실하여 제대로 걷지 못하는 불구의 몸처럼 뒤뚱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무한경쟁의 신자유주의가 득세하면서 양극화가 심해져 우리 사회의 건강함을 해치는 징후들이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별개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지만 수많은 인연의 끈들이 얽혀있는망 속에 존재하고 있다. 그러기에 한쪽은 고통 속에 신음하고 또 다른 쪽은 희희 낙낙하는 대조적인 삶의 양태가 오래도록 지속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조화와 균형을 잃어버린 집중과 불균형은 우리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고 언젠가 생겨날 중병의 징조이다.

우리사회는 지나친 압축 성장으로 상식과 원칙을 떠난 부의 집중이 심화되면서 많은 폐해를 불러 왔다.

새는 좌우 두 날개로 날아가듯이 몸과 마음, 이성과 감성이 두루 원만해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이제 좌와우, 보수와 진보, 부자와 가난한 자, 강자와 약자 등 이분법적 흑백논리로 편 가르기가 아니라 개인은 물론 사회와 나라가 건강함을 잃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사는 사회를 위해 심각히 고민해야 할 때다.

남북문제, 4대강 살리기, 세종시 문제 등 우리 사회는 지금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일방적 독주가 아니라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 낼 지혜로운 리더십이 너무도 아쉽다.

더욱이 6. 2지방 선거에서 40대의 진출이 두드러지면서 '세대교체론'이 시중의 화제로 풍미되고 있다. '공학적 판단' 또는 일에 대한 효율적(efficiency) 수행에는 젊은 세대들의 에너지와 지식이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오랜 경험과 연륜을 통해 쌓인 원로들의 지혜는 그에 못지않게 중요함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젊은 에너지와 나이 든 지혜가 서로 조화를 이룰 때 안정적인 바람직한 사회가 될 것이다.

조화와 균형을 깨고 반목으로, 분열로 몰아가는 일반 편향의 시도들은 자제되어야 하겠다.

지나친 '세대교체' 주장은 자칫 사회를 분열시킬 개연성이 높다. 무지개가 아름다운 것은 서로 다른 일곱가지 색깔들이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사회는 조화보다는 차이를 너무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차이를 강조하는 문화는 사회적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

성숙한 사회는 차이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를 이루는 사회이다. 서로를 인정하고 '나'와 '너'가 아니라 '우리'라는 공동체를 강조할 때 사회적 갈등은 자연스럽게 해결 될 것이다.

인간은 저마다 나름대로의 할 말이 있고, 제 빛깔이 있고, 향기가 있으며 자리가 있다. 그러나 훌륭한 지휘자의 리더십에 의하여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사회가 되어야 하겠다.

가장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사회는 아름다운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협동과 조화의 법칙이 지배하는 사회이다.

▲ 정관영 공학박사·충청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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