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행복지수 너무 낮아

온 세상의 화두가 행복(well-being)에 쏠리고 있다. 사람이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결국 '삶의 질'을 한 두단계 향상 시킨다는 얘기다. 이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실행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한 개개인의 힘과 노력만으로는 거의 행복해 지기 어려울 것이다. 혹여 특정 종교에 몰입 하거나 세상과는 담을 쌓는 독특한 재주가 있으면 모를까, 개인이 독립적으로 행복해 지기란 거의 불가능 하다. 누구나 공감하듯이 경쟁만능의 시장주의 국가에서 사회구성원들이 행복하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승자독식의 정글자본주의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행복을 느낄 인간은 거의 없기 때문 이다.

우리의 행복지수 너무 낮아

지난해 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oecd 국가'별 행복지수 산정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행복지수 수준은 국민소득(gdp)을 주축으로 한 경제적 요인들을 기준으로 측정해 왔지만 지난해부터는 경제적 요인과 자립, 형평성, 건강, 사회적 연대, 환경요인, 주관적 생활만족도 등 7개 부문을 종합해 산출하고 있다. 이 oecd 30개 회원국가 중 우리나라는 종합 25위를 차지한 가운데 북유럽의 노르웨이와 스웨덴이 각각 3.4위를 기록, 부러움을 샀다. 특히 경제강국 2위를 차지한 미국의 경우는 20위로 추락, 돈이 많다고 행복지수가 높지 않음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결국 행복해지려면 경제에만 치우치지 말고 경쟁만능의 신자유주의 세상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게 바로 복지국가인 것이다.

어른은 행복한데 아이가 불행해도 안된다. 남자는 행복한데 여자들, 특히 아이 엄마가 불행하면 절대 안된다. 그런 사회는 확실히 행복지수가 낮을 뿐만 아니라 행복한 미래를 결코 기약할 수 없는 절망 사회로 분류 된다. 아이들은 우리 국가의 미래이고 , 또 그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미래를 열어나갈 당당한 주역이 여성이자 아이 엄마들이란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삶의 질이 높은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과 유럽 대륙의 강소국들 대부분이 복지천국으로 불리고 있는 것도 아이와 기성여성들의 행복지수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실태는 어떤가? 한마디로 비교하기 조차 민망한게 우리나라 현실이다. 자살율은 세계에서 불명예스럽게도 1위를, 저출산율도 세계 1등이다. 실제 통계청에 의하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08년 말현재 1.19명으로 스웨덴(1.88명), 유럽대륙(1.3명) 국가들 보다도 낮아 세계 저출산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이처럼 아이와 엄마들 복지정책은 크게 미흡한 가운데 계속해 대규모 토건사업 등에 몰입하는 우리의 신자유주의 양극화를 어떻게 개혁해 나가야 할까 문제가 크나큰 숙제가 아닌가 싶다.

복지천국 스웨덴

스웨덴은 출산모에 대한 배려가 보편적으로 제도화 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과 출산율이 비례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면 우리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낮아진다는 차이를 보인다. 결국 출산율을 높이는데는 일과 가정이란 양립정책의 제도적 보장책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얘기다. 또 스웨덴은 임신부터 출산과 양육까지 복지의 제도화가 우리와는 전혀 다르다. 임신시 태아에 위험이 우려되는 일자리는 자연스레 피할 수 있도록 보장돼 있고, 이때 임신급여로 최대 50일간 평균 소득의 80%를 수령할 수 있다. 또 출산휴가 480일간 평균소득의 80%를 보장해 주고 있다.

게다가 스웨덴의 보육교사는 거의 지방공무원으로 신분 보장을 받는다. 교육도 승자독식이나 시장만능주의 경쟁교육이 아니라 협력하고 함께하는 공교육으로 추진된다. 양질의 보편주의 교육체계 밑에서 사교육을 통한 차별이나 양극화는 존재할수 없다는 소리다.우리의 어린 아이들과 학생, 어머니들이 함께 행복해 하는 "대한민국의 보편적 복지국가"는 언제 쯤 실현될까. 답답 하다.

▲ 김영대 충북도립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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