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가마솥 같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하지만,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음악의 열기가 청주맹학교 교정에 가득하다. 음악은 모든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기쁨과 환희, 희망과 의욕을 불어넣어 준다.

며칠전 아름다운학교운동충북본부는 '우리 음악과 춤이 함께 어울리는 꿈과 희망'을 주제로 시각 장애인을 위해 사물놀이와 민요, 대금, 한국무용 등 우리의 전통음악을 선사했다.

앞을 볼 수 없는 그들과의 만남이었지만 첫 만남의 설렘과 두근거림으로 정성을 다해 준비했다. 첫 무대는 청명 국악 예술단이 출연해 태평소와 사물놀이 마당으로 흥을 돋우었다. 이어 대금 연주에 나선 박노상 청주시립 국악단원은 연주에 앞서 구성진 대금 가락을 설명해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연주 감상을 도와주었다.

전통 음악은 그 음색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깊이가 있고 은은한 여운이 이어져 마치 우리의 국민성을 대변해 주는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국악 공연을 통하여 시각 장애 학생들의 생활이 아름답게 깊이를 더하고 끝없이 행복한 시간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 본다.

청주맹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브라스 앙상블 팀은 공연에 대한 답례로 call of brass, eres tu(그대 있는 곳까지), wiener march, 3곡을 연주하여 감동의 물결을 이뤘다.

지휘자를 볼 수 없는 상태에서 들려주는 브라스 앙상블의연주는 무한한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어서 여민락 예술단 소리꾼들이 출연해 태평가와 뱃노래 등 우리 민요를 들려주었다. 해설을 곁들여 펼친 가락은 우리 것이 최고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마지막 무대는 신정애 무용가가 한국 무용의 선을 살린 한산 춤을 아리랑 소리에 맞춰 공연했다. 화려한 오방색으로 된 한복을 입고 나온 신정애 무용가는 시각 장애인 학생들이 소리로 느낄 수 있도록 춤마당을 펼쳐 학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수준 높은 연주와 가락, 아름다운 춤사위로 자신의 꿈을 잃지않고 미래를 열어 가는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사랑을 전해 주는 꿈과 희망의 팡파레가 되었다.

한 시간 동안 진행된 공연에서는 흥이나 어깨를 들썩이며 손으로 장단을 맞추고 온몸으로 율동 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감동이 북받쳐 속울음을 그칠 줄 몰랐다. 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확인하는 자리여서 그 시간이 더욱 행복했었다.

이번 국악공연을 지켜보며 시각 장애를 딛고 훌륭한 공연을 펼친 드림 콘서트를 더욱 발전시켜 교육적인 측면에서 많은 학생이 볼 수 있도록 기획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인다. 지역의 전문 음악인과 학생들로 구성된 브라스 앙상블의 콘서트는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들에게도 더불어 사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여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그들이 흘린 땀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장벽을 허물어 우리 사회를 조화롭게 만드는 나눔과 배려의 정신으로 확산 될 것이다. 그들이 들려주는 사랑의 선율은 닫힌 나, 너, 우리의 마음을 열고 우리의 가정을, 직장을, 사회를 열어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행복의 선율로 길이 자리할 것이다.

▲ 정관영
공학박사·충청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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