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tv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지만, 요즘 kbs의 '제빵왕 김탁구'에 빠졌다. 처음부터 본 것은 아니다. 내가 위원으로 있는 청주공항활성화대책위원회 홈페이지(블로그)에서 그 드라마가 우리지역에서 촬영된다는 소식을 접한 뒤로부터 보기 시작했다. 재미도 있고 철학도 있다. 세상과 이웃에 대해 감사할 줄 아는 사람과 세상적 욕망만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의 대조적인 삶, 약간의 미스테리, 그리고 스피디한 전개가 흥미를 끈다. 저지난 주 토요일은 아예 하루 종일 1편부터 7편까지 인터넷의 다시보기 프로그램을 통해 편당 500원의 사용료를 내고 봤다. 눈이 아플 정도로. 왜냐하면 내가 7편부터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가 이 드라마에 집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드라마의 촬영무대가 옥천의 청산면, 청원군 문의면 청남대, 청주시 흥덕구 수동 수암골 등 우리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가, 내가 사는 곳이 인기 드라마의 촬영지라는데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 시청률도 계속 35% 이상으로 다른 드라마들을 제치고 최고인기이고, 원래 30회 분이던 것이 34회로 연장된단다. 그래서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이 드라마를 보라고 권유한다. 수암골에 드라마 촬영을 유치한 미래도시연구원 및 청주공항활성화대책위원회 사무국장 이 욱씨는 지인들에게 수시로 전화메시지를 통해 그 드라마를 시청할 것을 권유한다. 참 고마운 일이다.

보도에 의하면 관광객들이 하루 2000명씩 촬영지인 수암골 팔봉제과점을 찾고, 일본 관광객들도 수백 명이 방문했다고 한다. 지난 6.21. 취항한 청주-오사카 정기노선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극중 구 일중 회장의 저택으로 사용되는 청남대도 평소 2000명이던 방문객이 3000명으로 늘어났고, 빵도 덩달아 많아 팔린단다. 충북도는 지난 16일 청주시 등 관련 자치단체와 함께 '제빵왕 김탁구' 촬영지를 관광명소로 활성화시킬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이 시종 도지사가 시민들에게 돌려준 구 도지사관사가 촬영지로 일부 사용되기도 했다. 작년 '카인과 아벨' 등 몇몇 드라마 촬영지로 청주공항과 수암골이 사용된 적도 있었지만 이번만큼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는데, 이번에는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우리 지역을 전국에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것이다.

잘 아는 대로 올해는 대충청방문의 해다. 정부로부터 상당한 재정지원도 받고 있다. 청주공항은 북경, 오사카, 방콕, 홍콩 등 국제노선이 확충되고 활성화되어 매월 1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또 중부권 최대의 특급호텔도 갖추고 있다. 그런데도 충북에는 볼거리, 즐길거리가 없다는 불만이다. 한 마디로 관광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차제에 수암골, 청남대, 고인쇄박물관, 우암산 야경은 물론, 옥천의 청산 등 드라마 촬영지를 연계한 관광코스개발과 지역 문화콘텐츠의 관광자원화가 필요하다.

특히 지난 2008년 민예총 예술가들이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벽화를 그리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한 수암골은, 수암골 어르신 풍물패·공방 등을 운영하고 있고, 문화예술행사가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어서 개발가능성이 높다. 또한 70-80년대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서울 등 대도시로부터 추억여행을 오는 이들도 많다. 이미 일본 관광객 수백 명이 다녀간 데서 볼 수 있듯이 청주공항을 한류공항의 메카로 만들고, 계속해서 청주를 드라마 촬영 무대로 개발하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이왕 충북도와 청주시 및 관련 지차체들이 힘을 모이기로 했으니만큼, 빠른 시일 내에 관광객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관련시설과 콘텐츠개발이 이루어 질 것을 기대한다. 더불어 청주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 수암골 주민들로 하여금 이 기회를 이용해서 청소용역 등 공공근로나, 관광안내원으로의 활용 등 그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조치도 필요하다. '대충청방문의 해' 행사나 청주공항 활성화나 모두 이를 통해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 근본목적이기 때문이다. 고맙다, 김 탁구! 너로 인해 우리 지역이 널리 알려지고 있으니. 드라마가 계속 인기 있길 빈다.

▲ 유재풍 법무법인 청주로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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