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종탁씨, 당시 지구당 사무국장 권영옥씨 발언 녹음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의 국회의원 시절 측근이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자신이 김유찬씨에게 위증하도록 시켰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이 후보의 의원 시절 비서관이던 김유찬씨가 위증교사 대가로 이 후보측에서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구속된 상태여서 향후 검찰 수사 방향이 주목된다.

이 후보의 의원 시절 종로 지구당 조직부장 주종탁씨는 15일 권영옥 전 종로지구당 사무국장이 위증교사를 했다는 내용이 든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은 이 후보의 의원 시절 측근들인 주씨와 권씨, 강상용 당시 지구당 기획부장이 지난 4월 소래포구의 한 횟집에서 모였을때 주씨가 녹음해 풀어 쓴 것이다. 권씨는 이 후보 처남 김재정씨의 처남으로 알려져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권씨는 "사실은 위증 교사 내가 가서 했잖아", "그 x(김유찬)이 (5천만원을) 주종탁이 갖다 줬는데, 이광철(전 비서관)이 줬다고 착각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씨는 "(김유찬씨가 돈을 건넨) 사람만 주종탁이란 말을 했으면 지금 양상이 달라졌을 거야. 주종탁이 도망 가더라도 잡혀. 잡혀서 그것만 밝혀졌어도 엠비(이 후보)가 다쳐, 그런데 이 바보 같은 x이 이광철이라고 얘기하는 바람에…"라고 말하기도 했다.

권씨는 김유찬씨 관련 고소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서 조사받은 내용 등을 강씨와주씨에게 설명하면서 당시 상황을 되짚어보는 상황에서 이런 말을 했다.

녹취록에는 또 주씨가 "김씨에게 5천만원을 건넸고 영수증을 받아 이광철씨에게갖다줬다"고 말하자 강상용 기획부장이 "옛날부터 다 알고 있었다"고 답한 것으로 돼 있다.

권씨는 검찰 조사와 관련해 주씨와 강씨에게 "처음엔 각개 플레이를 하고 대답은 하지 말고 무응답으로 (해라)‥솔직하게 말하면 이명박이 옛날 내새끼들한테 보상을 해라‥그러면 내가 거짓말 할 수 있어‥사실 내가 거짓말 잘해‥이번 거짓말은내가 승리했다니까. 다 내 말을 믿는거야"라며 검찰에서 거짓 진술했음을 시사하는 말을 하기도 했다.

주씨는 "이 후보 옛 핵심 참모들이 거의 10년만에 만난 자리에서 녹음했다"며 "이 후보에 대한 검증이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검찰이 나를 김유찬에 이어 허위사실 유포 피의자로 몰아가 진상을 밝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녹취록 공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권씨는 녹취록 내용에 대해 "(내가 위증교사 했다고 말한 것은) 후배들인 강씨와 주씨가 정치적 시비에 휘말려 다치지 않도록 내가 짊어진다는 뜻에서 한 말일 뿐 위증 교사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김유찬씨와 2차례 대질했는데 김씨조차 내가 위증교사를 하지 않았다고말했다"고 전했다.

신종대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96년) 당시 수사 결과, 판결문, 김씨가 귀국해 조사받는 정황 등을 종합해 수사 결론을 내렸다. 입장에 따라 진술이 얼마든지변할 수 있어 이들의 현재 주장이나 진술은 큰 의미가 없으며 수사 결과에 영향을 줄 만한 내용도 아니다"고 전했다.

현재 주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중인 검찰은 전날 권씨를 소환해 녹취록 내용의 진위를 파악했으며 곧 주씨의 녹취록 전체를 넘겨받아 내용을 분석할 방침이다.

◇ 위증교사 의혹 사건 = 이 후보의 의원 시절 비서관 출신으로 1996년 9월 이 후보의 법정선거비용 초과지출 사실을 폭로했던 김유찬씨가 올 2월 기자회견에서 "당시 이 후보 재판 과정에서 이 후보측이 위증을 부탁하며 1억2천여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 캠프 측 의원들이 김씨에게 배후가 있다고 반발하자 김씨가 이들을 고소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최근 김씨가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김씨를 구속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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