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유일한 '코리안 빅리거' 김병현(28)이 소속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부터 방출 대기 조치(designated for assignment)를 당했다.

ap통신과 애리조나 구단 홈페이지는 16일(한국시간) 애리조나가 김병현을 방출대기시켰고 향후 10일 동안 그를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하거나 완전히 방출, 마이너리그팀으로 강등할 수 있다고 전했다.

4일 4년 만에 친정 애리조나로 돌아온 김병현은 9일 피츠버그를 상대로 한 복귀전에서 2⅓이닝 동안 5점을 내주며 고전했고 급기야 15일 플로리다전에서는 1회도 채 넘기지 못하고 ⅓이닝 동안 4실점의 실망스러운 투구로 시즌 6패(6승)째를 당했다.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은 뒤 2경기에서 남긴 성적은 평균자책점 23.63으로 무척 저조하다.

봅 멜빈 애리조나 감독은 랜디 존슨의 허리 수술로 공백이 생긴 선발진을 보강하기 위해 김병현을 데려왔고 5선발 자리를 보장했으나 실망을 거듭하면서 결국 방출 결정을 내렸다.

멜빈 감독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김병현이 두 경기에 등판했지만 모두 내용이 좋지 않았다"며 방출 이유를 설명했다.

1999년 애리조나에서 프로데뷔한 김병현은 올해까지 9년째를 뛰면서 개인 통산 50승58패 86세이브, 평균자책점 4.26을 올렸다.

보직을 놓고 벌인 갈등과 팀 내 적응 문제로 몇 차례 트레이드가 있었으나 김병현이 기량이 떨어져 방출 대기 조치를 당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빅리거 생활 중 최대 위기를 맞았다.

김병현은 마무리에서 선발 전환을 강하게 주장하며 2003년 애리조나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했다. 보스턴에서도 역시 제자리를 잡지 못했던 김병현은 2005년 콜로라도 로키스에 새 둥지를 텄고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분전했지만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끝에 올해 5월 플로리다, 8월 애리조나 등으로 4번째 트레이드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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