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경선불복.탈당 수순"..'朴-검찰 내통설' 제기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 진영은 16일 경선일에 임박해 '도곡동 땅 차명의혹'이 연일 이슈화되고 있는 데 대해 당혹해하면서도 "이명박 죽이기 음모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면서 정면돌파에 나섰다.

이 전 시장측은 우선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고 최태민 목사의 딸 최순실씨의 차명재산 의혹을 검찰이 경선일 이전에 밝혀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 전 대표측이 도곡동땅 차명소유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데 대한 '맞불' 성격이자 검찰에 대한 '압박카드'인 셈이다.

이 전 시장측은 또 박 전 대표 측이 이 전 시장의 '후보 사퇴'를 들고 나온 데 대해 2002년 박 전 대표의 탈당 사실을 거론하면서 "경선불복과 탈당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측의 이 같은 '초강수'는 경선을 불과 사흘 앞둔 상황에서 도곡동 땅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자칫 '김대업 사태'의 재판이 되면서 경선판도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캠프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오후 여의도캠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은 최 목사의 딸인 최순실 부부의 차명재산 의혹과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 동시에 밝혀내고 수사 내용을 공개해 검찰이 중립임을 입증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김재정, 이상은씨는 '자신이 노력해서 번 돈'이라고 주장하고 증거까지 댔는 데도 의심을 하면서 무일푼인 최순실이 수백억대 재산을 가졌다면 누구의 재산인지 차명 의혹을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상명 총장 스스로 정치검찰, 정치권력의 하수인이란 말을 듣지 않으려면, 이명박 후보 관련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공정하다는 것을 보이려면 이것도 똑같이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5.16쿠데타를 구국혁명이라 했던 정체성으로 권력을 잡으려 한다면 국가와 국민이 불행해질 것"이라며 "역사는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이지 , 소수 권력의 야욕에 의해 거꾸로 가는 법이 없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박 전 대표는) 6개월간 입만 열면 거짓말을 했다. 경선 끝나기 전에 단 한 마디라도 진실을 말해달라"면서 "(현재 박 전 대표의 행보는) 누가 봐도 경선 불복, 탈당 순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2002년 박근혜 전 대표가 탈당할 때의 분위기와 (현재가) 똑같은 것 아니냐"면서 "탈당 병이 또 도진다면 당원과 국민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을 향해서도 "어떻게 자꾸 건드리면 가만 있지 않겠다는 식으로 정치권에 협박을 하느냐"면서 "수사로 정확하게 말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의혹만 확대 재생산해 이명박 후보를 죽이려 한다면 대다수 국민과 당원들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경고했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이었던 전여옥 선대위 부위원장은 박 캠프의 '이명박 사퇴론'에 대해 "한 마디로 독재적 발상이다. 독재적 유산 없이는 불가능한 소리"라면서 "무슨 권리로 사퇴를 강요하며 민주적 경선절차를 뒤엎겠다는 것이냐. 사퇴론은 경선불복 아니냐"고 비난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논평에서 "검찰의 역사상 전례없는 '~로 보인다'는 수사발표가박근혜 캠프와의 내통에 의한 정치공작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박근혜 캠프-검찰 내통설'을 제기했다.

그는 "서청원 전 대표를 비롯한 박 캠프 주요 관계자들은 7월20일께부터 8월14일을 전후해 이 후보가 도곡동땅 문제 때문에 경선출마를 포기할 것이란 소문을 내고 다녔다"면서 "이는 박 캠프가 8월13,14일의 검찰 발표 계획을 미리 알았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전 시장 캠프는 이날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 일부가 이 전 시장 관련 회사에 대한 투자금으로 사용된 사실을 검찰이 파악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해당 언론사를 항의 방문해 공식사과를 받고 보도 내용을 정정했다.

또한 오보임을 증명하는 계좌 정보를 공개하면서 해당 언론사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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