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일 치러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민주당 출신 도의원들이 천안에서 7석 가운데 5석을 차지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정권 심판론이든, 바람이든 민주당 의원들이 싹쓸이하다시피 선출된 것이 지역 정계에서는 센세이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이들의 역할에도 기대가 크다.

천안이 충남의 수부도시임은 자타가 인정하는 사안이고, 천안지역 도의원의 비율이 충남도 도의원의 17.5%를 차지해 머릿수가 됐든, 지역세가 됐든 도의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만한 의석수다.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할 만 한 제4대(1991년 출범) 충남도의회에서는 이종수씨가 후반기 의장을 맡았고, 제5대(1995년)에서는 전·후반기 의장을 모두 이종수씨가 제6대(1998년)는 이종수씨가 전반기 의장을, 7대(2002년)는 김문규 씨가 후반기 부의장을 맡았다.

제8대(2006년)에서는 김문규 씨가 전반기 의장을 후반기는 정순평 씨가 의장을 정종학 씨가 부의장을 맡아 천안출신 도의원들이 사실상 의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줄 곧 맡아왔다.

물론 각 상임위원회에서도 천안출신 도의원들이 각종 위원장들을 맡아 수부도시에 걸맞게 주요 보직을 운영하면서 천안시민들에게 자부심을 주어왔다.

지난 6·2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충남도의원은 비례대표를 포함해 40명으로 이 가운데 7명이 천안지역 출신 도의원이다.

제9대 도의회 원 구성 결과를 놓고 보면 의장과 부의장은 고사하고, 운영위원장에 자유선진당 출신인 이진환 의원(재선)이 천안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자리 한 곳을 차지해 겨우 천안의 체면을 살려냈다.

물론 5명의 민주당 출신 천안시 도의원들은 초선인데다 아직 알려진 인물들도 아니어 원구성에서 밀린 것은 사실이지만 탓할 일도 아니고, 후반기 원구성이 남아 있어 기대감을 버릴 필요는 없다.

도의원은 충남도정과 전체 지역발전을 위해 지역과 정당을 떠나 노력해야 하지만 각 지역 유권자들이 도의원들에게 원하는 속내는 해당지역의 발전을 위해 현안사업에 필요한 도비를 타 지역보다 더 많이 확충하고, 도 차원의 각종사업을 자기 지역으로 한 개라도 더 유치하기를 바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려고,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각 지역 유권자들이 도의원을 뽑은 것이다.

사실상 민주당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천안출신 도의원들이 원구성에서 밀렸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지역 유권자들은 이런 기대감에서 왠지 아쉬운 눈치다.

이들이 과연 지역 현안사업에 필요한 예산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지, 초선들이 예산이나 사업을 따내는 루트나 맥을 제대로 짚을지, 도청 공무원들과의 인맥형성이나 정보획득에 과거 도의원들만큼 할 수 있을지...

유권자뿐만 아니라 시청 공무원들도 도비 및 사업 확보에 천안출신 도의원들이 잘해낼지, 도움은 될지 염려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천안지역 민주당 출신 도의원들이 이번 선거에서 압승한 것이 바람이 아니고 능력과 인물로 됐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앞으로 4년 동안의 의정실적이 대변할 터이고, 새 인물들이 재선에 성공할지, 유권자의 선택이 옳았고 그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른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박상수 천안 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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