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세계화 물결을 타고 있으며, oecd 가입처럼 약간 성급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그 대가로 imf를 치르고 배운 바가 많다.

우리는 곧 선진국이 될 것이다. 정치가 엉망이고, 국민 도덕의식이 나 준법정신이 해이한 것을 보고 아직 멀었다고 개탄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선진국에 진입한다. 우리가 선진국에 진입하고, 우리의 미래 경제가 밝은 것은 사실이다. 그것은 우리 국민의 저력에도 있고, 또 다른 면에서 지정학적 장점도 있다. 지정학적 이유란 13억 인구를 가진 거대 국가 중국과 이웃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13억 인구의 나라가 앞으로 초 경제대국이 될 전망이다. 2040년쯤에는 1인당 gnp가 미국을 누르고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미, 국민 총생산 수치는 일본을 누르고 세계 2위에 올라있다.

중국이 왜 그렇게 경제 부상이 가능한가 하는 것은 새삼스런 것은 아니다. 공산주의 국가였던 중국이 자본주의 뺨칠 만큼 자본주의 시장 원리로 정치를 하고 있으며, 사회주의 체제로 통제가 가능해서 노조가 없으면서, 무엇이든 국가가 뜻하는 대로 잘 움직인다.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무엇보다 인구가 많아 충분한 노동력이 있다. 이렇게 되니 중국은 경제 발전의 필요 요소를 모조리 가지고 있으며, 그러니 발전이 안 될 수가 없다.

이웃나라는 그렇다 치고, 한국은 어떤가. 지정학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은 바로 그 시장이 우리 옆에 있다는 점이다. 북한 지역만 통과되면 육지로 이어지는 근접한 곳이며, 해양을 이용한다고 해도 매우 가까운 곳에 있다. 현재도 우리는 이 광활한 시장을 이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우리 장터가 될 것이다. 경제학자들이 분석하기로는 중국의 발전은 우리의 발전과 연관이 있고, 만약 중국이 옆에 없었다면 우리의 선진국 진입이 5년 정도 늦어질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선진국에 진입하면 우리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크게 세 가지 선진국 증후군이 발생한다고 한다. 첫째, 상대적 빈곤감이 확대되고, 둘째, 평생직장 개념은 사라지며(이미 사라지고 있지만), 셋째, 초 고령시대로 진입하게 된다. 현재 한국의 경우 상위 5%와 하위 5%의 소득 차는 약 10배 정도다. 그런데 선진국이 되면 그 격차는 30배 정도 벌어질 것이라고 하였다. 직장은 연봉 계약제가 성행하고, 실력 위주로 재편성되어 나이와 관계없이 교체가 많다. 미국의 경우 일생 동안 직장을 7번 바꾸는 것이 평균 수치라고 한다.

초 고령화는 현재, 65 세 이상의 노인 비중이 전체인구의 12%인데, 2020년에는 16%, 2050년에는 39%가 된다는 예측이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여섯 명 국민 중에 한 명꼴로 노인이다.2050년이 되면 아이를 빼고 나면 인구 거의 반이 65세 이상의 노인인 셈이다. 편한 생활과 귀찮다는 이유로 아이를 낳지 않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거리의 반이 노인이 걸어 다닌다고 상상하니, 무슨 sf 영화에 나오는 장면처럼 그림이 좀 끔찍하다. 이 문제도 우리는 정신을 차리고 그 대책 안을 마련해서 대비해야 할 것이다.

▲ 정현웅ㆍ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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