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경제협력개발기구), un(국제연합), wef(세계경제포럼) 등 여러 국제기구에서는 특정 분야에서 각 국가들의 경쟁력을 분석해 매년 순위를 발표해 오고 있다. oecd에서는 경제, 노동,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별 경쟁력 순위를 분석하여 발표하고 있으며, un에서는 삶의 질, 기술력, 전자정부 등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이중 최근 들어 우리에게 가장 고무적이었던 평가 결과는 작년 말 un이 발표한 전자정부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영광스럽게도 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이었다. 그러나 얼마 전에 발표된 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는 우리나라가 전체 139개국 가운데 작년보다 3단계 하락한 2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내심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평가 주최나 분야에 따라 서로 일관성있는 결과가 항상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신력 있는 국제기구의 발표인 만큼 그 내용을 유념해 살펴보고 우리의 개선점을 찾아보는 것이 올바른 태도인 것 같다.

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는 스위스가 작년과 마찬가지로 1위를 기록하였고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싱가포르가 3위, 일본이 6위, 중국이 27위를 차지하였다.

wef 평가는 3대 평가부문의 12개 세부평가 부문, 111개 지표로 구성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3대 평가부문별로 기본요인은 작년과 동일한 23위로 변동이 없었으나 효율성 증진과 기업혁신 및 성숙도는 각각 2단계 하락한 22위와 18위를 기록하였다. 12개 분야별로는 경제성과를 나타내는 거시경제가 11위에서 6위로, 시장규모가 12위에서 11위로, 노동시장 효율성이 84위에서 78위로, 고등교육 및 훈련이 16위에서 15위로, 보건 및 초등교육이 27위에서 21위로 각각 상승하였다.

그러나 재산권 보호, 부패, 정치인에 대한 신뢰 등을 평가한 제도적 요인이 53위에서 62위로, 금융시장 성숙도가 58위에서 83위로, 인프라가 17위에서 18위로, 상품시장 효율성이 36위에서 38위로, 기술 수용 적극성이 15위에서 19위로, 기업 활동 성숙도가 21위에서 24위로, 기업 혁신이 11위에서 12위로 각각 하락하였다.

위와 같이 일부 평가분야는 작년에 비해 순위가 상승하였지만 나머지 평가분야에서는 순위가 하락하거나 작년 수준에 머물고 있어 전체적인 국가경쟁력 순위가 3단계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재산권 보호, 부패, 정치인에 대한 신뢰 등을 평가한 제도적 요인과 금융시장 성숙도가 큰 폭으로 하락하여 전체 순위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되었다.

제도적 요인에서는 총 21개 지표 중 19개 지표가 하락하였으며, 특히 정치인에 대한 공공의 신뢰가 67위에서 105위로, 공공자금의 전용이 46위에서 56위로, 정부규제부담이 98위에서 108위로 각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시장 성숙도에서는 총 7개 지표 모두가 하락하였으며, 특히 자본조달과 관련된 부문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과 같은 내용을 토대로 우리나라의 wef 국가경쟁력 평가결과를 종합하여 분석해 보면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는 사회적 신뢰와 금융의 투명성이 매우 부족한 것 같다. 특히 정치인에 대한 신뢰 부족과 기업들의 공적자금 전용 그리고 이와 같은 신뢰 부족에 의해 생겨나는 규제들은 우리가 하루 빨리 뿌리 뽑아야할 악순환의 고리들이다.

결국 따져보면 wef의 국가경쟁력이 하락한 이유는 일반국민이 아닌 국가를 이끌어가는 정치와 경제계의 리더들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정치권과 정부 고위직에서 불거져 나온 여러 부정부패 사건들은 위와 같은 내용을 반증해 주고 있다. 앞으로 우리 사회 리더들은 국민의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깊은 자성을 가져야 할 것이다.

▲ 한국교원대 컴퓨터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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