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한 낮의 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충북지역 양계 농가가 울상이라고 한다. 더위에 약한 닭들이 농가마다 매일 적게는 수십 마리에서 많게는 수백 마리까지 죽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날씨를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 대책 또한 없는 형편이라 양계 농민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양계협회 충북지회에 따르면 올 여름에 폐사한 닭이 15만여 마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농가마다 기르는 닭들의 3-5%가 폐사했다는 것이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일이지만 누구에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저 빨리 폭염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린다는 농민들의 말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문제는 폭염 피해가 닭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소 돼지 등도 무더위가 계속되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발육이 크게 떨어지고 자연 생산성도 줄어든다. 심하면 닭처럼 폐사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한 무더위로 병해충 발생에 적합한 고온다습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벼나 고추 등 농작물에도 여러 가지 고온성 병해충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행정 당국은 해마다 폭염 대비책을 마련해 모든 축산 및 양계 농가에 알리고, 또 잘 실천하는지를 점검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폭염이 발생할 경우 가축위생시험소, 시·군, 축협, 생산자협회 등 관련 기관과의 공조체제를 유지해 대책을 적극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양계 농가가 울상을 짓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충북도가 올해 과연 제대로 폭염대비책을 세웠는지 궁금하다.

행정 당국은 이제라도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서두들길 바란다. 아울러 축산 및 양계 농민들도 ´내 농가는 내 스스로 지킨다´는 인식을 갖고 미리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당국의 지시가 없더라도 축사시설 개선, 위생관리 강화 등 예방대책을 잘 조치해야 한다. 아울러 국민들은 여름철 닭고기 소비를 늘려 농민들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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