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 24일로 15주년을 맞는다. 두 나라는 지난 1992년 8월 24일, '동해사업'이라는 암호명으로 수교 협상을 벌인 끝에 40년 이상 지속해오던 적대관계를 공식적으로 청산했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추진한 북방정책의 일환으로, 90년 러시아와의 수교에 이은 두 번째 결실이었다.

두 나라는 수교이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특히 경제적 측면의 발전은 놀랍다. 수교 당시 50억 달러에 불과했던 한·중 간 연간 교역액은 지난해 1343억 달러로 27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 한·미간 교역액 768억 달러, 한·일간 교역액 785억 달러에 비하면 배에 달하는 규모다. 중국은 이제 우리의 최대 교역국으로 성장한 것이다.

인적교류도 크게 증가했다. 13만 명에 불과했던 인적 교류는 지난해 480만 명으로 36배나 늘었다. 매일 중국인 1억 명 이상이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고, 한국의 연예인들의 중국 진출이 급증하는 등 '한류(韓流)'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을 정도로 문화교류도 활발하다. 한국에서는 몇년 전부터 중국어 학습열풍이 거세다.

하지만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산 '짝퉁' 및 유해물질을 사용한 불량제품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더욱이 중국 및 중국에 있는 외국계 기업의 제품들이 우리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아울러 '동북공정'으로 상징되는 역사왜곡, 북한난민 문제 등 해결해야할 과제는 쌓여 있다.

그럼에도 한·중 수교가 북핵 문제 등 한반도 및 동북아 안정과 평화에 크게 기여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수교 당시 '선린 우호관계'에서 '협력단계'를 거쳐 '전면적 협력과 동반자 관계'로 발전한 것은 바람직한 흐름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논의가 이는 것도 자연스런 일이다. 수교 15주년을 맞아 양국의 상생을 위한 협력이 더욱 강화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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