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발표되고 있는 최근의 뉴스를 보니 북한에서 김정일의 아들 김정은이 대를 이어 권력 승계를 한다고 하면서 떠들었다. 21세기의 지구촌에서 아프리카의 조그만 마을 촌장이 아니고, 국가의 형태를 가진 집단에서 3대를 이어 세습되는 최고통치자가 나온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옛날 왕정시대라면 3대가 아니라 30대 계승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정치 이데올르기가 상식화되고 있는 현대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북한은 신기한 곳인가. 물론, 신기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먼 나라 이야기라면 재미있는 일이라고 하면서 화제에 올리며 웃을 수도 있지만, 이 일이 바로 우리와 같은 민족의 일이고 보니 재미있는 일로만 치부할 수도 없는 일이다. 북한의 정세 변화는 우리와 관계가 없을 수가 없다. 북한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면 그것은 어떤 형식이든 남한에 영향을 입히도록 되어 있는 지정학적이며 역사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3대에 이르는 세습을 놓고 사람들은 여러 가지 예측을 하고 있다. 권력 승계가 그렇게 쉽게 잘 되지 않으리라고 보는 사람도 있고, 워낙 세뇌 교육이 잘 되어 있는 곳이라서, 다시 말해 북한 정권을 일반적인 정권 차원이 아니라 유일주체라는 종교 집단으로 보기 때문에, 종교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번 세습도 무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것이 어렵다고 보는 사람들의 의견은 다르다. 첫째, 전에 김일성이 김정일을 교육시켜 세습시킨 것은 20여년이란 세월을 거친 후에, 더구나 김일성이 살아있을 때에 김일성이 상황으로 은퇴하고 그 밑에서 김정일이 치국을 하기까지 했으니 대를 이은 통치가 가능했지만, 이번에는 훈련시킬 수 있는 기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북한 인민들의 의식이 전보다는 많이 깨어있고 개방이 되어 있어, 이십 년 전의 상황과 다르다는 것이다. 세 번째 이유는 김정일과 김정은의 정치적인 역량(지도력)이 많이 차이가 나며, 이를 지지하는 기반도 다르다는 것을 이유로 잡았다. 물론, 김정일의 정치적인 기반이 곧 김정은의 정치적인 기반이 되겠지만, 과거 김정일은 김정일 사람들이 있었다. 그것은 김일성대학을 같이 다닌 김정일의 브레인과 친구들을 비롯한 언더화 된 세력이 있었는데, 이번 김정은은 그 개인의 측근 세력이 전무하고, 다만 고모와 고모부라는 인척만이 있을 뿐이다.

그렇게 되면 김정은은 군부의 핵심 신진 세력으로부터 반감을 사게 되고, 고모와 고모부의 정치적인 기반이 흔들리는 순간 거세되게 되도록 된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고모와 고모부는 경제통이지 군부 세력은 아니다. 그런데 고모를 대장으로 앉혀놓은 것은 쇼이지 실권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쨌든 누구의 예측이 맞을지 그것은 알 수 없는 일이다. 북한이 워낙 폐쇄적인 집단이기 때문에 그것은 알 수 없다. 과거 일부에서는 김일성이 죽고 김정일이 정권을 잡아도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한 전문가들도 있었으나 사실 그것은 잘못 판단한 것이 되었다. 그렇듯이 북한의 일은 알 수 없을뿐더러, 누가 어떻게 판단하느냐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 과정에 북한의 인민 생활이 문제이다.

3세대를 이어 세습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이 북한 인민들이다. 대를 이어 세습한다는 것은 유일주체 사상을 이어간다는 뜻이고, 그렇게 되면 개방을 안 하겠다는 뜻이다. 완전히 개방하면 유일주체가 없어지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볼 때 양자가 존립할 수없는 데서 모순이 일어나는 것이다. 끝까지 개방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북한의 생활은 어떻게 될 것인가?물론, 자활로 먹고는 살겠지만, 세상사는 것이 먹고 사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 않는가. 거지도 사는 데는 지장이 없겠지만, 어떻게 사느냐는 품격이 중요한 것이다.

▲ 정현웅ㆍ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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